18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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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밍밍함, 그 끌림 / 박성희

눈이 가는 곳에 마음도 간다고 하지만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 어시장에서 만난 개복치가 그랬다. 오래된 어물전 귀퉁이에 내걸린 개복치의 사진은 좀 유난스러웠다. 평범한 생선의 대가리를 뚝 잘라놓은 듯한 외형에 몸의 끝부분엔 아래위로 뾰족한 지느러미가 뿔처럼 돋았다. 배지느러미도 없어서 얼핏 보면 생선이라기보다는 꼬리가 떨어져 나간 연 같았다. 배는 잿빛이 간간이 섞인 흰색에다 등허리는 푸른색이었다. 거대한 몸에 이목구비는 어쩌면 그리 오종종한지 기이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피부 만은 철갑처럼 견고해 보였다. 어설픈 생김새 때문에 개복치는 제대로 생선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름마저 귀한 대접과는 거리가 먼 물고기였다. 복어과 이면서 생선을 낮추어 부르는 치자를 단것도 서러운데 앞머리에 하찮다는 뜻을 가진 개 ..

댓글 수필 읽기 2021. 6. 18.

18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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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꽃무덤 / 황미연

가슴이 두근거린다. 물살을 가르는 뱃머리에 올라서서 가뭇없는 수평선을 바라본다. 수년 전에 보았단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어서, 언젠가는 다시 와봐야지 하면서도 마음 같지 않았다. 내 눈을 멀게 하여 다른 꽃들은 볼 수 없게 만들어버린 동백꽃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섬에 닿자 다급해진 마음이 걸음을 재촉한다. 육지로 돌아가려고 죽 늘어선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나와 섬을 둘러싸고 있는 동백 숲을 울려다본다. 오늘도 언덕배기에 무더기로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한껏 들뜬 걸음걸이로 언덕을 올랐으나 기대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서 꽃이 피려다가 멈춰 버렸을까. 동백터널에는 꽃망울조차 맺지 않았다. 바다와 맞닿은 가파른 절벽에는 바람이 데려다 놓은 파도만 하얗게 기어오른다. 섭섭함을 달..

댓글 수필 읽기 2021. 6. 18.

18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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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김광섭 시인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직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

댓글 시詩 느낌 2021.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