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2021년 06월

28

수필 읽기 아내의 향기 / 최동민

구름 한 점 없는 상쾌하고 맑은 날씨다. 여느 때 같으면 벚꽃 구경을 하며 봄꽃을 찾아 명소를 관광하기에 바쁜 계절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코로나 19로 전국이 비상사태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밖에 나가서 활동하기가 어렵다. 집에서 취미활동이나 여가활동을 하면 좋은 데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없다. 그래도 나는 농장에서 할 일이 있어 다행이다. 지금은 4월 초순이다. 이때가 농부들에겐 제일 바쁜 때이다. 영농계획에 따라 씨를 뿌리고 관리를 하여야 한다. 공부도 때가 있듯이 농사일도 때가 있다. 작물의 씨앗은 지금 뿌려야 할 때이다. 밑거름을 주어 밭을 갈고 고랑을 정리하여 필요한 작물의 씨를 파종하거나 시장에서 어린 묘를 사다가 심는다. 심은 묘목에 물을 주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토마토 묘목은 지..

댓글 수필 읽기 2021. 6. 28.

28 2021년 06월

28

수필 읽기 내가 먼저 / 최동민

처서가 지나니 무더웠던 날씨도 제법 선선해 졌다. 계절이 바뀌자 공원 입구의 계단부터 깔끔하고 새롭게 잘 단장해서 산뜻했다. 더위로 뜸했던 집 근처의 공원에는 아침 일찍부터 운동 삼아 산책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산길을 따라 오르막 길을 평소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여우롭게 걸었다. 산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니 아담하고 예쁜 정자가 있었다. 정자에 올라 나뭇잎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건강 체조로 준비운동을 하고 주위를 바라보니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았다. 떠오르는 햇살을 받으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햇빛은 숲속의 모든 것들의 환영을 받으며 새 아침을 열었다. 이른 아침 나 보다 앞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계획적인 건강관리를 ..

댓글 수필 읽기 2021. 6. 28.

28 2021년 06월

28

수필 읽기 신은 고달프겠다 / 최민자

친구 집에 갔다가 플라스틱 함지에 심은 상추 모종을 받아왔다. 무엇이든 손에 들려 보내려고 두리번거리던 친구가 베란다에 놓인 두 개의 함지박 중 하나를 덥석 들고 나온 것이다. 쉼표만한 씨앗을 싹 틔워 이만큼 자라게 하기까지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 세수 대야만한 고무함지가 텃밭 한 뙈기보다 더 커 보였다. “조금 지나면 포기가 벌 테니 실한 놈 몇 포기만 남기고 다 솎아주어야 해.” 서툰 대리모에게 입양 보내는 어린것들이 맘에 걸리는지 문밖까지 따라 나온 친구가 말했다. 천 원어치만 사도 차고 넘칠 상추보다는 생명을 가꾸는 기쁨을 선물하고 싶었을 것이다. 비좁은 베란다 한줌 햇살만으로 상추는 우북수북 잘 자랐다. 청치마 홍치마를 나붓이 펼치고 앉은 매무시가 제법 과년한 처녀티를 냈다. 햇살 좋은 날에는 ..

댓글 수필 읽기 2021. 6. 28.

28 2021년 06월

28

수필 읽기 침묵의 소리 / 최민자

딴딴하고 말쏙한, 그러면서도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아보카도 씨에게는 씨앗보다 씨알이 더 잘 어울린다. 기름진 살 속에서 막 발굴된 그것은 멸종된 파충류의 알 화석을 닮았다. 세상을 향해 분출시키고 싶은 강렬한 에너지가 강고한 침묵으로 뭉뚱그려져 있다. 씨알이 내게 침묵으로 명한다. 날 심어 줘, 쓰레기통 같은 데에 버리지 말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해줘……. 수박씨나 복숭아씨 같은 것을 버릴 때도 마음이 썩 편하지만은 않았다. 애써 무르익힌 과육을 송두리째 헌납하는 푸나무들에게도 통 큰 계산이 있을 법한데 인간들은 모르는 체 제 잇속만 챙긴다. 흙에 묻어 주면 수백 곱절 되돌아올 생산성을 원천적으로 박탈해 버리면서도 미안해하거나 고마워할 줄을 모른다. 심지도 버리지도 못한 씨알을 싱크대 위에 올려놓..

댓글 수필 읽기 2021. 6. 28.

28 2021년 06월

28

시詩 느낌 정희성 시인

흔적 / 정희성 어머니가 떠난 자리에/ 어머니가 벗어놓은 그림자만 남아있다./ 저승으로 거처를 옮기신 지 2년인데/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이 보낸/ 체납 주민세 납부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화곡동 어디 자식들 몰래 살아 계신가 싶어/ 가슴이 마구 뛰었다.// 어머니의 지팡이 / 정희성 무릎 아픈 어머니께/ 사다 드린 지팡이// 자식이 사준 지팡이 짚으면/ 자식 앞세운다고/ 신발장 한켠에 놓아둔 채/ 절며 가신 어머니// 오늘 새벽/ 출근길에 보았네/ 어둠속, 불도 켜지 않고/ 허옇게 앉아 계시던 자리// 텅 빈// 어머니// 술꾼 / 정희성 겨울에도 핫옷 한 벌 없이/ 산동네 사는 막노동꾼 이씨/ 하루 벌어 하루 먹는다지만/ 식솔이 없어 홀가분하단다/ 술에 취해 이 집 저 집 기웃거리며/ 낯선 사람 만나도..

댓글 시詩 느낌 2021.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