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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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습관일까, 착각일까? / 임영주

끝 간 데 없는 코로나 사태로 강화된 집합금지 명령이 가족 간의 돈독한 정을 갈라놓았다. 올해는 고향집에서 쓸쓸한 설 명절을 보냈다. 아무리 핵가족 시대라고 하지만 명절에는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 설에는 직계 가족도 5인 이상 만남을 자제하라는 권고로 시골마을은 적막강산이었다. 마을회관은 문이 닫혔고 양지바른 곳곳에는 노인들이 맥을 놓고 앉아 있다. 아랫마을에 사는 친구가 명절도 자났으니 식사나 하자면서 전화가 왔다. 공무원으로 퇴직하고 귀향하여 살면서 주변 일에 앞장서는 친구다. 나 역시 시골에서 허전하게 명절을 보내고 마음이 울적했는데 친구의 연락이 무척 반가웠다. 정해진 시간에 약속 장소에 갔더니 다른 친구 두 명이 함께 나와 있었다. 둘 다 도회지에서 생활하다가 은퇴하고 고향에 ..

댓글 수필 읽기 2021. 8. 2.

02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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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두척산 쑥부쟁이 / 임영주

산에 오르다 입동 立冬이 눈앞이다. 한더위가 엊그제 같은데 찬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점심 후 간편한 등산복을 입고 두척산으로 향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매일같이 보는 산인데도 정상 등산은 1년에 고작 서너 번 한다. 서원골 입구에 주차를 했다. 건너편 노랗게 단풍 든 은행나무가 장엄하게 서 있다. 조선 중기 대학자인 한강 정구 선생이 심었다고 전하는 수령 500여 년이 된 나무다. 이곳은 정구 선생과 그의 제자 미수 허목을 배향한 회원서원 터로 지금은 부속건물이었던 관해정만 오도카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차장 앞에 마산씨름체육관이 보인다. 1970•80년대 한국 씨름을 주름잡았던 김성률, 이승삼, 이만기, 강호동 장사 등이 활약한 기념으로 건립한 씨름장으로 알려져 있다. 잘 정돈된 진입로를 따라..

댓글 수필 읽기 2021. 8. 2.

02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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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김명인 시인

후렴 / 김명인 어머니가 후렴처럼 물으신다, 늬 누고?/ 수없이 일러드린 그 물굽이다, 콱콱 결리는/ 가슴속 복면들과 마주서면/ 어디선가 돛폭 구겨지는 소리가 들린다/ 몇 년째 벗어나지 못한 무풍지대에/ 한 점 바람이 분다는 것일까?/ 풍파에 펼쳤다면 격랑 속일 텐데/ 어머니는 여러 해째 같은 바다를 헤메신다/ 후렴조차 없다면 거룻배는/ 돌아서지 않는 썰물에 휩쓸린 것이다// 화엄(華嚴)에 오르다 / 김명인 어제 하루는 화엄 경내에서 쉬었으나/ 꿈이 들끓어 노고단을 오르는 아침 길이 마냥/ 바위를 뚫는 천공 같다,/ 돌다리 두드리며 잠긴/ 山門을 밀치고 올라서면 저 천연한/ 수목 속에서도 안 보이는/ 하늘의 雲板을 힘겹게 미는 바람소리 들린다/ 간밤에는 비가 왔으나, 아직 안개가/ 앞선 사람의 자취를 지..

댓글 시詩 느낌 2021.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