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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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덤의 자서전 / 최장순

밥 한 술이 건너온다. 한번은 정이 없다고 또 한 술, 재빠른 눈치에 형식적인 거절을 할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하면 덤을 즐긴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남는 것을 주는 것은 덤이 아니다. 자신의 것을 에누리해 상대에게 더해주는 기꺼움이 들어있는 덤은,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보너스와는 다르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덤을 받았는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 생각해보면, 내가 누린 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랜 기억을 뒤질 때면 뭉클하게 다가오는 고향. 안정감과 순박함을 덤으로 얹어준 강릉은 백두대간의 줄기인 대관령이 감싸 안고 동해바다가 아우르고 있다. 젖비린내와 그리움을 동시에 물려주던 곳. 내 성정의 8할을 이루어준 매혹의 땅, 강인함을 가르치고 너른 마음을 키워준 그곳에서 무른 뼈는 단단해졌다. 눈..

댓글 수필 읽기 2021. 9. 9.

09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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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문병란 시인

꽃씨 / 문병란 가을날/ 빈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과/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날의 대화를 묻는다.// 꽃에게 / 문병란 차라리 마지막 옷을 벗어버려라.// 밤마다 비밀을 감추고/ 마지막 부분,/ 부끄러운 데를 가리우던/ 그날부터,// 내 앞에 위태롭게 서 있던 자태,// 너를 탐내는 눈 앞에/ 너를 더듬어 찾는 음모의 손길..

댓글 시詩 느낌 2021.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