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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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물 건너 숲 / 김은주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길을 나섰다. 꼭 안개를 봐야 했기에 마음이 더욱 조급해졌다. 조급증 탓인지 주산지 들머리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길은 여러 갈래였고 절 골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한 동안 시간을 지체 했다. 어두운데다 초행길이다 보니 길을 잃은 것이 당연지사겠지만 잠시 당황스러웠다. 살다보면 어디 길을 한두 번 잃어 보던가? 헤매다가 쉽게 길을 찾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맴돌기만 할 뿐 길 찾기가 영 어려워지는 때도 있는 법이다. 허나 가끔 있는 이런 지체들이 인생에 마디를 만들어 주고 그 마디들이 쌓여 삶의 축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이리 생각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느긋해 졌다. 더운 커피 한잔을 돌려 마시다 보니 어느새 주산지에 닿았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주산지로 오르는 길은 이제 막 어우러지기..

댓글 수필 읽기 2021. 9. 13.

13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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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심응문 시인

별을 캐는 밤 / 심응문 오늘 같은 밤에는 호미 하나 들고서/ 저 하늘의 별밭으로 가/ 점점이 성근 별들을 케어/ 불 꺼진 그대의 창/ 밝혀주고 싶어라// 초저녁 나의 별을 가운데 놓고/ 은하수 많은 별로 안개 꽃다발 만들어/ 만들어/ 내 그대의 창에 기대어 놓으리라/ 창이 훤해지거든 그대 내가 온 줄 아시라/ 내가 온 줄 아시라// 홍도 / 심응문 1./ 이 계절 돌아오면 그 섬에 가고 싶다/ 중턱쯤 양지바른 동백 숲 그 언덕에/ 그대의 마음닮은 그 꽃들 보고 싶다/ 보고싶다 그 꽃들이 보고 싶다// 그대를 꼭 닮아서 붉게 타는 노을이여/ 사랑의 언어들로 편지를 띄우련다/ 우체국 흰 담장 넘어 숨죽이는 그대 숲에/ 받는 이 그대이길, 오직 당신, 당신이길/ 나 지금 마른 가슴 목이 타는 갈증으로/ 촉촉..

댓글 시詩 느낌 2021.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