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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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소리막골 / 정서윤

골 초입에 들어서니 오른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나무들이 잎을 버린 산등성이는 마치 용이 꿈틀대듯 골짜기를 향해 걸어가는 우리를 앞서 길을 안내하는 것 같았다. 계곡의 야윈 물소리는 얼음 속으로 가늘게 속삭이며 골짜기 밖으로 내려가고 우리는 골 안쪽으로 올라갔다. 능선이 구불구불 걸어가다 멈춘 것 같아 잡고 가던 길을 잠시 놓고 고개를 들었다. 골 막바지에 다다른 것이다. 언제부터 전해 왔는지 알 수 없으나, 그곳은 소리막골이라고 앞서가는 이가 말했다. 제법 널찍한 터를 잡고 나직하게 엎드려 있는 초가집 한 채가 외로워 보인다. 마당에는 늙은 감나무 한 그루가 충직하게 버티고 선 채 나그네를 맞았다. 누군가가 거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집은 비어있었다. 소리꾼 한 사람이 살고 있다..

댓글 수필 읽기 2021. 9. 22.

22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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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정양 시인

참숯 / 정양 간장독에 띄울 숯을 사러/ 읍내에 간다/ 나무 타다 만 게 숯인데/ 나무토막 태워서 쓰자고 해도/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아내는 참숯만 써야 한단다// 읍내 장터를 다 뒤져도 숯이 없다/ 가슴속 한 세상 더글거리는/ 타다 만 숯덩이들은 쓸모가 없겠지/ 육십릿길 더 달려간 도회지 시장통에서/ 가까스로 숯을 만난다/ 휘발유값이 몇 배는 더 들겠다// 불길이 한참 이글거릴 때/ 바람구멍을 꽉 막아야/ 참숯이 된다고,/ 참숯은 냄새도 연기도 없다고/ 숯가게 할아버지 설명이 길다/ 참숯은 냄새까지 연기까지/ 감쪽같이 태우나 보다// 이글거리기도 전에 숨통이 막힌/ 내 청춘은 그나마 참숯이 되어 있는지/ 언제쯤 냄새도 연기도 없이/ 이글거릴지 어쩔지// 간장독에 둥둥 떠서 한평생/ 이글거리지도..

댓글 시詩 느낌 2021.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