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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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이홍섭 시인

터미널 1 / 이홍섭 젊은 아버지는/ 어린 자식을 버스 앞에 세워놓고는 어디론가 사라지시곤 했다/ 강원도하고도 벽지로 가는 버스는 하루 한 번뿐인데/ 아버지는 늘 버스가 시동을 걸 때쯤 나타나시곤 했다// 늙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대병원으로 검진받으러 가는 길/ 버스 앞에 아버지를 세워놓고는/ 어디 가시지 말라고, 꼭 이 자리에 서 계시라고 당부한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담배 한 대 피우고/ 벌써 버스에 오르셨겠지 하고 돌아왔는데/ 아버지는 그 자리 서 계신다// 어느새 이 짐승 같은 터미널에서/ 아버지가 가장 어리셨다// 터미널 2 / 이홍섭 강릉고속버스터미널 기역 자 모퉁이에서/ 앳된 여인이 간난아이를 안고 울고 있다/ 울음이 멈추지 않자/ 누가 볼세라 기역 자 모퉁이를 오가며 울고 있다// ..

댓글 시詩 느낌 2021. 10. 1.

01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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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별에게 / 구자분

그리움이리. 애마른 그리움이리. 한 생애 기다림만으로 살아도 회한 없을 사무치는 애모의 념(念). 그 호젓함과 은밀한 그리움이 그래도 은총이라 여겨진다. 까마득 멀리 있어 더욱 아쉽고 결코 손닿을 수 없어 더더욱 안타까운 그대. 무릇 모든 것과의 첫 만남은 설렘이었다. 그러나 실없는 말 한마디, 언뜻 스치는 눈길만으로 멀어지는 이름이 얼마던가. 특별한 뜻 새김 없이 잊혀지는 인연은 또 얼마던가. 그대를 처음 마주하던 날을 기억한다. 그것은 어쩌면 불가사의한 운명과의 조우였다. 눈부신 그 순간 이후 밤하늘이 의미 없는 어둠일 수 없었고 그대 또한 하고 많은 반짝임 중의 하나일 수 없었다. 한점 부끄러움 없는 투명해 정갈하고 순결한 그리움 품게 하는 그대이기에 이리도 맑은 빛일 수 있었나보다. 그대는 내게 ..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