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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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창꼬치 증후 / 장호병

"네가 본 게, 아는 게 전부가 아니다.” 강변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경우는 예외라 생각하기 쉽다. 환경이나 생태계의 요구에 따라 수컷이 암컷으로, 또는 암컷이 수컷으로 성전환을 하는 어류나 식물이 있고 보면 경험의 맹신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더 신비한 것은 비단잉어의 일종인 코이의 경우이다. 코이 치어를 책상 위 작은 어항에 넣으면 3∼8cm 정도로 자란다. 하지만 수족관에 넣으면 30cm 정도, 연못에 넣으면 70∼120cm 정도까지 자란다고 한다. 자신이 생존하고 활동하기 좋을 만큼 DNA를 스스로 조율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우물 안 개구리’란 말이 있다. 물론 제주도나 서울은 단순히 지역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세계를 의미한다. 세..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3.

03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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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검댕이 / 이은희

검댕이가 긴 여행을 떠났다. 먹보인 녀석이 좋아하는 젤리도 마다하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덩그러니 보금자리만 남았다. 그런데 나는 놀라지도, 슬프지도 않다. 가족들은 두 눈에 쌍불을 켜고 그를 찾느라고 야단이다. 그러나 베란다와 온 방을 구석구석 찾아보아도 녀석은 나타나질 않는다. 검댕이는 우리 집에서 키우는 사슴벌레의 애칭이다. 유난히 검고 두개의 집게가 커서 붙인 이름이다. 이 녀석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엔 할머니의 영웅담이 한몫을 했다. 어느 날이었다. 할머니와 손자가 나를 따돌리고 뭔가 작전을 수행하려는 눈치였다. 아이가 난데없이 사슴벌레에 관해 연구를 하려는 것도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것 같았다. 나 몰래 아빠에게 용돈도 얻어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날 벌어진 일을 흥분하신 할머니가 가족들에게 영..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