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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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거울 / 유지호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금상 물소리, 바람 소리가 영혼의 울림처럼 투명하다. 사계절 마르지 않고 흐르는 자계천을 따라 너럭바위가 세월의 깊이를 보듬는 녹음의 호위를 받으며 깔려 있어 선계에 온 듯 신비롭다. 회재 이언적이 이름 짓고 퇴계 이황이 새겼다는 세심대가 선명하다. ‘용추를 이루며 떨어지는 물로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내린 후에야 학문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에 경건해진다. 옥산서원이 눈앞이다. 유생들의 바른 생각이 계절의 붓끝으로 뚝뚝 묻어난다. 자연의 성정을 그대로 닮아 정결하고 단아한 자세로 학문에 전념했던 이언적의 뜻을 기리고 배향하기 위해 서원은 세워졌다. 이언적은 거울이다. 거울은 거짓을 말하지 못한다. 오직 맑음을 취하는 것이 근본 목적이어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진..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12.

12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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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축문(祝文)을 읽은 여자 / 김순일

코로나19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아버지 제사를 지냈다. 전통인 제사의 풍습까지 변하게 한 코로나가 언제나 물러갈 것인가. 아버지는 오산 미군 부대에 근무하시다가 철도청 공무원으로 제2의 직업을 가졌다. 미군 부대에 계속 근무하셨으면 나도 어깨 너머로 영어를 배워 실력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방 역에 근무할 때 교육받으러 서울 오면 딸의 얼굴을 보고 싶어 연락하셨다. 아버지와 함께 좋아하는 술을 마시면서 세상살이 이야기와 함께 직장생활의 대선배로서 원칙을 알려 주셨다. 1980년대 초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가 무척 많았다. 공직자는 정치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 이해가 안 되었다. 그렇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아버지의 가르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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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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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고향의 추억 / 김순일

고향이 사라졌다. 개발에 밀려 옛 모습을 볼 수 없다.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경기도 오산 고향 집은 100여 호가 모여 사는 산골이다. 예전의 시골집이 그랬듯이 초가집으로 안채와 사랑채, 장독대, 우물, 창고가 있었다. 뒤뜰에 감나무가 있어 가을이 되면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잘 익은 연시는 간식으로 그만이었다. 쌀독에 넣어서 만들어진 홍시의 맛은 지금 어디에 가서 맛볼 수 있을까? 감나무 꼭대기에 까치 먹이로 남겨놓은 몇 안 되는 것마저 탐을 내었다. 꼭대기 우듬지로 올라갔다가 나무가 부러져 초가지붕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삭은 지붕은 작은 몸피도 버티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쿵 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놀란 부모님이 달려와 주저앉으셨다. 그때의 상처가 아직도 이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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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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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김순일 시인

나를 줍다 / 김순일 별이 서늘한 가을날/ 우산재 앞 공원에서/ 낙엽을 줍는다.// 벌레 먹고/ 병들고/ 거무칙칙하고// 세월에 할퀴고 찢긴/ 은행잎을 줍는다.// 상처 많은 나/ 나를 줍는다.// 누구인가 / 김순일 누구인가, 나의 주인은// 개심사 대웅전에서 나를 열고 아무리 찾아보아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인도에 갔습니다 발바닥에 피가 맺히고 맺히도록 걷고 걸어 부처를 찾았습니다/ 견성하였다는 네란자라 강가 보리수 밑에 앉아 부처에게 묻고 물었습니다/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어찌 너의 주인을 나한테 와서 찾느냐, 너무 멀리까지 왔구나 어서 일어나 너한테로 가보아라’/ 나의 등을 떠미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거르지 않고 찾아 먹는 세끼 밥인가/ 나를 감싸고 다니는 옷인가/ 신발인가 신발 속 그..

댓글 시詩 느낌 2021.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