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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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숨구멍, 타포니에 돌을 얹다 / 권상연

2021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은상 어머니는 빈손이다. 급하게 나오느라 지팡이를 잊고 손가방마저 잊었다. 행여나 떼놓고 갈까 봐 몸만 따라나선 모양이다. 아흔 줄에 선 어머니의 걸음이 위태위태하다. 한 발짝 뗄 때마다 이마 골 주름도 덩달아 깊어간다. 그 속에 잠긴 수심이 동굴 속 그림자 같아 가슴에 서늘한 바람이 든다. 골굴사는 사람의 뼈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신라의 고승, 원효가 열반에 든 절이라 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풍화되었던 걸까. 암흑색 살점을 다 뜯기고 앙상한 뼈대로만 서 있다. 나뭇가지가 삭정이처럼 내려앉아 거무칙칙하여 기괴해 보인다. 바위의 윤곽선마저 거미줄 친 것처럼 얽혀있어 절이라기보다는 버려진 성채에 가깝다. 골굴사는 자연 타포니에 인..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13.

13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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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 코너 낙방의 아픔 / 김득신

번역문과 원문 올해의 실패에 마음이 놀라 쓸쓸한 객관에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네 계룡산 겹겹 구름에 산의 푸른 빛이 묻혔고 금강의 층층 파도에 차가운 소리가 울리네 온갖 마귀 나를 괴롭혀 내 운명이 궁해지고 모든 일이 어그러져 이번 삶이 개탄스럽네 북쪽으로 집을 향해 겨우 눈길 보내는데 저물녘 비바람에 돌아가는 길이 어둑하네 썩은 선비 과거에 떨어져 정신이 놀라고 출세를 기약했건만 또 이루지 못했네 계룡산에는 낙엽 시들어 바위가 보이고 웅진(熊津)에는 바람 급해 파도 소리가 철썩인다 주머니 속의 시초는 천 편이나 많은데 거울 보니 센털이 양 살쩍에 돋아났네 여윈 말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자꾸 발만 구르더니 황혼에서야 목주(木州)로 가는 길에 오른다네 今年落魄客心驚 금년락백객심경 孤館通宵夢不成 고관통소몽..

댓글 습득 코너 2021. 10. 13.

13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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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라이너 쿤체 시인

두 사람 / 라이너 쿤체 두 사람이 노를 젓는다. 한 척의 배를. 한 사람은 별을 알고 한 사람은 폭풍을 안다. 한 사람은 별을 통과해 배를 안내하고 한 사람은 폭풍을 통과해 배를 안내한다. 마침내 끝에 이르렀을 때 기억 속 바다는 언제나 파란색이리라. 뒤처진 새 / 라이너 쿤체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 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당부, 당신의 발밑에 / 라이너 쿤체 나보다 먼저 죽어요, 조금만/ 먼저// 당신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혼자 오지 않아도 되도록// 늙어 / 라이너 쿤체 땅이 네 얼굴에다 검버..

댓글 시詩 느낌 202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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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다시 만난 인연 / 김순일

직장 퇴직 후 사랑방을 만들어 지인들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에 전원주택 겸 펜션을 준비하였다. 전원주택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 이어오고 있다. 어느 봄날 우연히 둔내라는 곳에 놀러 왔다. 첫느낌이 유럽 알프스의 멋진 마을을 보는 듯하여빠져들었다. 고민도 없이 2011년에황토집으로 전원주택 겸 펜션을 지었다.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위치 500고지에 있다. 계획했던 펜션을운영하면서 지인들의 사랑방을 만들겠다는 로망을 한 방에 날려 버린 것이 암 발병이다. 5년간 투병을 하여 완치판정을 받아 덤의 인생을 살고 있다. 건강이 최고이기 때문에 펜션 운영 등 스트레스받는 일은 안 하고 있다. 항암 투병으로 식사를 못 했을 때 가마솥 백숙은 공기에 취해 맛에 취해 분위기에..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