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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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슴베, 인류문명 열다 / 강길수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사람 마음을 자꾸 낚는다. 무슨 알레고리를 숨겼기에, 삼천 년 나달 동안 시나브로 사람을 부른다. 앞에 선 쑥부쟁이 아가씨도 그 부름 따라온 것일까. 핑크빛 볼 수줍게 피어난 그녀는, 오늘도 캐릭터들 앞에 서서 그리운 임을 두 손 모아 기다리고 있다. 마음 안테나를 뽑아 세운다. 그리워 시린 가슴 하나 툭 떨어진다. 앞에 서면 보면서도 모르겠고, 돌아서면 또 보고파지는 캐릭터. 사람을 애태우는 묘한 재주를 팬터마임으로 뽐내는 상(像). 퍼져 나오는 아우라(aura)에, 어떤 메시지가 실렸는지 그 앞에서 마냥 궁구(窮究)케 하는 실존. 무뚝뚝한 모습에 정나미 떨어지다가도, 눈 감으면 또 아련히 그리워지는 존재…. 바위벽에서 끊임없이 공연하는 캐릭터들의 팬..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19.

19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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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조태일 시인

국토 서시(國土序詩) / 조태일 발바닥이 다 닳아 새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리는/ 우리의 가락 속을 거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버려진 땅에 돋아난 풀잎 하나에서부터 조용히 발버둥치는 돌멩이 하나에까지/ 이름도 없이 빈 벌판에 빈 하늘에 뿌려진/ 저 혼에까지 저 숨결에까지 닿도록// 우리는 우리의 삶을 불지필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숨결을 보탤 일이다/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이다// 다시 산하(山河)에게 / 조태일 1// 불꺼진 시간 위에서 이제 아픈 기억을 쓰다..

댓글 시詩 느낌 2021. 10. 19.

19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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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보자기를 풀다 / 지영미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동상 새 두 마리가 낭창하니 날갯짓을 한다. 추상적인 나뭇가지 끝에 마주 보고 앉아있는 모습이 어느 마을 솟대를 연상시킨다. 은실은 햇살을 받아 윤슬처럼 반짝이고 청실과 홍실로 엮은 열매와 과실은 떨어질듯 탐스럽다. 불꽃이 절정일 때처럼 크고 환해지며 점점이 분명해져 온다. 색실이 밝고 윤택해서 평면에 박혀 있는 것들이 박차고 나올 듯 힘이 있어 보인다. 절제된 자연물이 성스럽고 영험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듯싶다. 멀리 야트막한 산지와 구릉으로 둘러싸인 소도시가 흐릿하게 다가온다. 아련한 마을에서 천년고도 고령 가야국의 혼과 얼이 느껴진다. 함창은 예로부터 누에고치에서 나온 명주실이 유명한 고장이라고 한다. 발길을 명주 박물관으로 돌렸다. 전통 물건부터 요즘..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