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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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문덕수 시인

침묵 1 / 문덕수 저 소리 없는/ 청산이며 바위의 아우성은/ 네가 다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겹겹 메아리로 울려 돌아가는 정적 속/ 어쩌면 제 안으로만 스며 흐르는/ 음향의 江물!// 천 년 녹슬은/ 鍾소리의 그 간곡한 응답을 지니고/ 恍惚한 啓示를 안은 채/ 일체를 이미 비밀로 해버렸다// 종이 한 장 / 문덕수 죽음과 삶의/ 사이에/ 잎사귀처럼 돋아난/ 흰 종이 한 장/ 무슨 예감처럼/ 부들부들 떠는 성난 종이의/ 언저리에 불이 붙고,/ 말씀이 삭아서 떨어지는/ 십육(十六)절지 반(半)의 백지./ 죽음과 삶의/ 사이에/ 잎사귀처럼 돋아난/ 흰 종이 한 장.// 시는 어디로 / 문덕수 시는 어디로 갔나/ 앞에서는 높은 빌딩들이 줄줄이 막아서고 뒤에선/ 인터넷의 바다가 출렁이고/ 머리 위를 번개처럼 가..

댓글 시詩 느낌 2021. 10. 21.

21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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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소리곳간 / 하재범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소리를 들으면 색깔이 보인다. 내 기억 속에는 많은 소리들이 저장되어 있다. 소리들은 그들을 탄생시킨 배경을 가지고 있고 배경은 색깔로 내 기억 속에 이미지화 되어있다. 눈을 감고 소리를 들여다보면 소리는 그가 가진 빛깔의 색채로 펼쳐진다. 빗소리는 황토색깔이다. 봄비치고는 제법 굵은 비가 흙냄새를 날리며 황토 마당을 적신다. 꼬마는 큰형의 커다란 군용 우의를 머리 위로 덮어쓰고 비 오는 마당 가운데 가서 쪼그리고 앉는다. 꼬마만의 독특한 빗소리 즐기기다. 우의 자락이 사방으로 비에 젖은 땅바닥에 쫙 깔려 바깥 세계와 완전히 밀폐되면 우의 속은 작은 텐트로 변한다. 땅의 지열과 꼬마의 체온으로 텐트 안은 금방 따뜻해지고, 황토 향기 은은한 공간 속에서 빗소리의 연주가 시작된..

댓글 수필 읽기 2021.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