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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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춘몽 / 이형수

빈 마당에 외로운 백구는 아래턱을 괴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절하게 그리워한 사람은 늘 곁을 지켰던 신성일, 본명은 강신영이다. 노년 10년을 같이 보낸 영천시 괴연동 성일 가에는 가을이 깊었다. 그는 대구 반촌인 인교동 청기와 외갓집에서 태어났지만, 영덕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외할머니댁의 한옥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그도 한옥을 짓고 살았다. 대목수인 삼척 한국 전통 가옥학교 이진섭 교수가 기역자형으로 만든 작품이다. 오대산 월정사 부근의 직경 35센티 금강송을 36개 세우고 지붕은 청기와 팔작지붕을 얹었다. 처마 선은 날렵하고 힘이 넘쳐 보였다. 집은 사는 사람의 기운을 닮은 듯 멋이 넘치고 강건해 보였다. 누마루에 누웠다. 옛날 산채가 많이 나고 약재를 채취했다는 채약산을 바라본다. 동으..

댓글 수필 읽기 2021. 12. 3.

03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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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혁명과 빈 둥지 / 이형수

길을 세 번이나 헤맸을까. 드디어 창수면 신기리 병풍바위에 닿았다, 둘러싸인 암벽들 아래는 경사가 심하다, 이곳에 사람들이 모였을 터가 보였다. 터를 따라 난 2021년 ‘영해동학혁명기념회’가 복원해 놓은 탐방로를 따라 영해 접주였던 박하선의 옛 집터에 왔다. 병풍바위 양쪽으로 수피(樹皮)가 거칠고 마구 자란 나무들이 서로 엉켜 있었다. 영해 읍성이었던 영해면 사무소에서 이십여 리 떨어진 곳에 병풍바위가 지킨다. 그 틈바구에 1미터가량 자란 한 그루 상수리나무 우듬지에는 빈 둥지가 있다. 새가 떠난 빈 둥지를 보자 ‘새들에 울음소리는 하느님에 울음 소리라’고 하던 해월 신사의 법설(法說)이 생각난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천지 기운인 생명력으로 살고 있다는 생명 사상을 깨우치려 한 말이 아닐까. 혁명의..

댓글 수필 읽기 2021. 12. 3.

03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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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김행숙 시인

김행숙 시인 1970년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현대문학》에 「뿔」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노작홍사용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강남대학교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다. 시집으로 『사춘기』 『이별의 능력』 『타인의 의미』 『에코의 초상』 『적막한 손』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등이 있다. 1월 1일 / 김행숙 공중으로 날아가는 풍선을 보면/ 신비롭습니다. 손바닥만 한 고무풍선에/ 공기를 모으면 점점 부푸는 것,/ 점점 얇아지는 것…… 꼭 잡고 있던 아이의/ 손을 놓치면 영영 잃어버리는 것……// 추운 겨울밤 손바닥을 오므려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길거리의 가난한 사람들이 ..

댓글 시詩 느낌 2021.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