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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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달콤한 복수 / 박태선

언젠가 라디오에서 맨발로 다니는 부시맨 같은 원시부족들은 대지의 기운을 발바닥을 통해 온몸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건강하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맨발로 산책을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작심삼일을 넘기지 못했다. 등산화를 비닐 봉투에 담아 배낭에 넣고 다녀야하는 등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이었다. ​ 그러다가 이번에 텔레비전에서 ‘발’에 관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발이 ‘제 2의 심장’이니 ‘인체의 축소판’이니 경락이 어떻고 하는 말들은 그렇다 치고, 나는 33년째 신발만 연구한 전문가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그의 말에 따르면, 최근 신발의 진화는 맨발로 가려는 경향과 기능을 극대화하려는 경향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전자는 인간이 본래 맨발로 걸었을 때 발의 기능을 되살리려는 것이고, ..

댓글 수필 읽기 2022. 1. 23.

23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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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악보를 넘기는 여자 / 김윤정

쌍꺼풀 없는 작은 눈, 야무지게 꼭 다문 입 그리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흐트러짐 하나 없는 다소곳한 자세와 수수한 옷차림, 숨은 쉬고 있는 것일까? 내내 한 가지 톤을 유지하고 있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에서는 마치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같다. 지인의 소개로 가게 된 첼로 독주회에서 나는 정작 첼리스트에게는 관심이 없고, 공연이 시작되면서부터 피아노 반주자 옆에서 악보 넘기는 일을 하고 있는 여자에게만 시선이 머문다. 그리고 어느 것 하나 놓칠세라 그녀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페이지 터너(page turner). 그녀가 하는 일의 정식 명칭이다. 악보를 넘긴다고 해서 넘순이, 넘돌이라고 쉽게 부르기도 한다. 독주곡의 경우에는 독주자가 악보를 완전히 외우기 때문에 악보 넘기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지만,..

댓글 수필 읽기 2022.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