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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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정한아 시인

정한아 시인 1975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여기저기에서 자랐다.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어른스런 입맞춤』, 『울프 노트』가 있다. 구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 어른스런 입맞춤 / 정한아 내가 그리웠다더니/ 지난 사랑 이야기를 잘도 해대는구나// 앵두 같은/ 총알 같은/ 앵두로 만든 총알 같은/ 너의 입술// 십 년 만에 만난 찻집에서 내 뒤통수는/ 체리 젤리 모양으로 날아가버리네// 이마에 작은 총알구멍을 달고/ 날아간 뒤통수를 긁으며/ 우리는 예의 바른 어른이 되었나/ 유행하는 모양으로 찢고 씹고 깨무는/ 어여쁜 입술을 가졌나// 놀라워라/ 아무 진심도 말하지 않았건만/ 당신은 나에게..

댓글 시詩 느낌 2022. 5. 4.

0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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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 코너 결국 사람이다 / 소세양

번역문과 원문 산천은 천지간의 무정한 물건이다. 그러나 반드시 사람을 기다려서 드러난다. 山川者 天地間無情之物也 然必待人而顯 산천자 천지간무정지물야 연필대인이현 - 소세양(蘇世讓, 1486-1562), 『양곡집(陽谷集)』 권14, 「면앙정기(俛仰亭記)」 해설 소세양이 송순(宋純 1493-1582)의 면앙정에 쓴 기문의 일부로, 명인(名人)과 명문(名文)을 통해 명승(名勝)이 되는 상관관계를 나타낸 문구로 더 유명하다. 소세양은 그 사례로 중국의 난정(蘭亭)과 적벽(赤壁)을 거론하였다. 난정은 절강성 소흥에 있는 어느 연못의 작은 정자였다. 동진(東晉)의 서성(書聖) 왕희지(王羲之)가 우군장(右軍將)으로 부임해 벗들과 시회(詩會)를 열었으며, 「난정집서(蘭亭集序)」를 지은 곳으로도 이름났다. 적벽은 호북성..

댓글 습득 코너 2022. 5. 4.

0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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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숫돌 / 백남일

명절이 턱밑으로 다가서면 나는 부엌칼부터 손본다. 제물祭物을 준비할 때마다 칼날이 무디다는 집사람의 타박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그보단 철철이 이어지는 종갓집의 기제忌祭를 모시고 있는 내 정성의 단초이기도 해서이다. 칼을 갈려면 우선 숫돌부터 챙겨야 한다. 숫돌은 칼이나 낫 따위를 갈기 위한 천연 석재를 이용한 살림도구의 하나로, ‘수’와 ‘돌’이 어우러져 형성된 합성어合成語이다. 이때 ‘수’는 어원적으로 돌石의 의미를 내포한다.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석질이 부드러운 퇴적암 등을 채취하여 거친 숫돌과 고운 숫돌로 구분하여 사용해 왔다. 그런데, 근자엔 탄화규소나 산화알루미늄을 활용한 인조 숫돌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금도 고향집에 내려가면 뒤란 샘가에 웅크리고 앉아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

댓글 수필 읽기 2022. 5. 4.

0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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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꽃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 안영순

저녁 산책길에 금계국을 만난다. 산기슭이 물감을 들인 듯 노란색이 일렁인다. 큰 키에 쭉 뻗은 몸매가 이국적이다. 어린 시절엔 못 보던 꽃이다. 그럴 것이 그들의 고향은 북아메리카란다. 무슨 연유로 한국으로 이민 와 다문화 가족이 되어 살고 있을까. 노란 꽃받침과 검은 씨방은 해바라기의 동생일 것 같은 엉뚱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잔디와 클로버 사이에 숨은 듯 피어있는 동색의 민들레가 가엽게 보인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낸다 했던가. 잔뜩 주눅이 든 모습이다. 엎드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개망초의 큰 키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 개망초 꽃은 나름 당당한 모습이다 비록 꽃잎은 작아도 금계국 키와 비슷해서인지 전혀 기가 죽지 않는다. 잎사귀도 거의 비슷하다. 꽃 크기와 색깔만 다를 뿐이다. 닮은 데는 ..

댓글 수필 읽기 2022.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