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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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서봉교 시인

서봉교 시인 1969년 강원 영월 출생. 2006년 《조선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계모 같은 마누라』, 『침을 허락하다』가 있다. 13회 원주문학상 수상. 국제PEN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조선문학문인회, 강원문협, 원주문협, 영월문협, 동강문학회, 요선문학회, 형상21문학회 회원.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시집의저자 서봉교시인의 서재입니다 글과사진 blog.daum.net 밥맛 / 서봉교 오십을 바라보는 집사람이 공부 가기 전/ 식은 밥을 뜨다가 대뜸 쌀 맛이 없다고 한다/ 칠십 넘은 시아부지가 지은 쌀인데/ 내심 괘씸하고 서운해도/ 당신 입맛이 늙었다고 얼버무리는데/ 가슴 한편이 뻥 뚫렸다/ 식구들 모두 목욕탕 가고/ 혼자 밥을 안치는데 쌀이 부족하다/ 이태 전 논농사로 지은 쌀이..

댓글 시詩 느낌 2022. 5. 12.

12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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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벚꽃 아래 언니들 / 최미아

봄이 수런댄다. 벚꽃 아래서 노인들이 볕바라기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나는 예닐곱 발짝 떨어진 원목 테이블에 앉아 봄맞이 중이다. 달걀 값이 올랐다는 이야기 끝에 시민회관이 튀어나왔다. 신혼 때 그 근처에 살아서 반가웠다. 들려오는 말을 건성으로 듣다 귀를 활짝 열었다. 시민회관 앞 빌딩이 우리 집 자리잖아. 집이 백오십 평이었으니까 엄청 넓었지. 뒷마당에 칠면조랑 닭이랑 길렀어. 날마다 닭이 낳은 겨란을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 한 30년 전이네. 완벽한 표준어에 카랑카랑한 목소리다. 슬몃 건너다보았다. 노인은 초록누비옷에 밤색바지, 회색 선 캡을 쓰고 있다. 마스크와 모자만 벗고 저대로 예식장에 가도 어울릴 고운 자태다. 나는 칠면조할머니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 하지만 노인들은 저택 ..

댓글 수필 읽기 2022. 5. 12.

12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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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광어와 도다리 / 최민자

오억 오천만 년 전, 세상은 일테면 장님들의 나라였다. 캄브리아 대폭발로 진화의 포문이 열리기 전까지, 느리고 평화로웠던 저 식물적 시대는 눈의 탄생이라는 지구적 사건으로 시나브로 종결되어 버린다. 세상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빛을 이용해 시각을 가동하기 시작한 동물들은 생명의 문법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다. 조용했던 행성이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로 포식과 피식의 격전지가 되어갔다. 먹히지 않기 위해 외피를 강화하거나 지느러미를 발달시키고, 사냥을 위해 힘센 앞발과 송곳니를 장착하는 등 군비경쟁이 시작되었다. 공격과 방어, 양수겸장의 초병으로서 눈의 역할이 지대해졌다. 한번 켜진 빛 스위치는 지금까지 한 번도 꺼지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눈이 다섯 개나 달린 녀석도 생겨났다. 캄브리아 중기에 살던 오파..

댓글 수필 읽기 2022.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