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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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조정인 시인

조정인 시인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8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시집 『사과 얼마예요』, 『장미의 내용』, 『그리움이라는 짐승이 사는 움막』과 동시집 『새가 되고 싶은 양파』 등을 썼다. 제2회 평사리문학대상, 제14회 지리산문학상, 제1회 구지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웨하스를 먹는 시간』으로 제9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을 받았다. 사과 얼마예요 / 조정인 사과는 사실 전적으로 서쪽입니다 사과 속에 화르르 넘어가는 석양, 석양에 물든 맛있는 책장들 산산이 부서지는 새 떼 산소통이 넘어지고 쏟아지는 바람 호루라기 소리 길게, 길게 풀리는 붕대 그리고 구토, 촛불이 타오르는 유리창 당신의 우는 얼굴이 엎질러집니다 시럽이 흐르는 접시들은 누가 난장으로 던집니까 안..

댓글 시詩 느낌 2022. 5. 16.

16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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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제일 맛있는 밥 / 김덕조

웬만한 부식 가게마다 있는, 콩나물은 내가 자주 찾는 찬거리 중에 하나다. 검은 보자기를 덮어 쓴 콩나물 동이가 옛 친구처럼 반갑다. 아주머니가 천을 들치면 잠자던 콩나물이 일제히 기지개를 켠다. 가지런하게 선 모습이 수줍은 소녀 같다. 연둣빛 고개는 다소곳이 숙이고 뽀얀 목덜미에 상큼한 풋내를 머금었다. 하얀 다리가 반들반들 예쁘다. 매끈하게 잘 컸다. 마트에 가면 비닐봉지에 담긴 콩나물을 골라 살 수 있지만, 시루에서 갓 뽑아 담는 콩나물을 나는 자주 찾는다. 부식 집 아주머니의 손이 큰지, 아니면 단골이라 덤을 주어서인지 항상 넉넉할 정도로 담아준다. 콩나물의 아싹한 식감과 고소한 맛은 비빔밥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 중 하나다. 다른 나물과 구색을 갖출 때 콩나물이 제격이지만, 서민들의 밥반찬뿐 아..

댓글 수필 읽기 2022. 5. 16.

16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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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수수떡 / 이순남

둘째 손자 백일이 추석과 며칠을 두고 맞물려 들어있다. 추석에 내려오는 참에 백일을 우리 집에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며느리에게 제안을 했다. 번거롭게 서로 오고 가는 불편함도 줄이고, 할머니가 백일상을 차려준다고 하니 좋다고 한다. 손자와는 태어나서 한 번 보고는 두 번째 상봉이다. 보내온 사진으로는 자주 보았지만 직접 안아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렌다. 건강한 손자를 출산하고 백일 동안 키워낸 며느리에게도 고생했다는 의미를 담아 축하해주고 싶기도 하다. 내려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백일상차림 음식을 생각한다. 예로부터 백일을 맞이한 아기는 남아男兒와 여아女兒의 구분이 없이 무사히 자란 것을 대견하게 여기며 잔치를 벌여 이를 축하해주던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 그 유래는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

댓글 수필 읽기 2022.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