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2022년 05월

18

습득 코너 정착하지 못한 충혼(忠魂) / 일성록

정착하지 못한 충혼(忠魂) -성삼문(成三問) 신주 봉안 논쟁- 번역문 또 아뢰기를, “홍주(洪州) 노은서원(魯恩書院)의 유생인 유학 최건(崔謇) 등의 상언(上言)에 ‘충문공(忠文公) 성삼문(成三問)의 사판(祠版)은 그 부인이 직접 쓴 필적인데,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다행히 다시 나타났습니다. 다만 제(題)한 방법이 또 예식(禮式)과 달라 가묘(家廟)에서 모시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차마 다시 묻을 수도 없어 그대로 노은서원의 위판(位版) 뒤에 봉안하였으니, 후세의 사람들이 감회를 일으키는 것은 진실로 여기에 있고, 선현이 의기(義起)하여 깊은 뜻을 둔 것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대신 제사를 지내는 자손이 모시고 갈 것을 청하였으니 이는 선현이 이미 정한 의론에 크게 위배되는 ..

댓글 습득 코너 2022. 5. 18.

18 2022년 05월

18

시詩 느낌 박은영 시인

박은영 시인 1977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동아인재대학교 졸업. 2018년 《문화일보》,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시집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 『우리의 피는 얇아서』가 있다. 제1회 농어촌희망문학상, 제2회 제주4.3문학상. ​제2회 천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제9회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수상. 품시 동인 발코니의 시간 / 박은영 필리핀의 한 마을에선/ 암벽에 철심을 박아 관을 올려놓는 장례법이 있다/ 고인은/ 두 다리를 뻗고 허공의 난간에 몸을 맡긴다/ 이까짓 두려움쯤이야/ 살아있을 당시 이미 겪어낸 일이므로/ 무서워 떠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암벽을 오르던 바람이 관 뚜껑을 발로 차거나/ 철심을 휘어도/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그저 웃는다/ 평온한 경직,/ 아버지는 정년퇴직..

댓글 시詩 느낌 2022. 5. 18.

18 2022년 05월

18

수필 읽기 초부樵夫 / 김순경

느닷없이 사진 하나가 카톡에 올라왔다. 앙상한 고춧대가 어설프게 얹혀 있는 낡은 지게였다. 수확이 끝난 황량한 밭 가운데 목발을 내려놓고 가늘고 긴 지겟작대기에 몸을 의지한 채 홀로 서 있다. 주인을 기다리는 사진 속의 지게가 유년 시절을 불러온다. 입대를 앞둔 작은형님이 말했다. 내일은 도시락을 준비해 나무하러 간다고. 동생들만 남겨두고 가려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매사에 욕심을 냈다. 토담이 있던 자리에는 시멘트 불록으로 담장을 쌓고 비가 많이 와도 문제없도록 장독대도 손질했다. 매년 방학만 되면 가래톳이 생기고 발바닥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산을 오르내렸지만, 점심을 준비해간 적은 없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궁금한 점이 많아도 형님의 결정을 그냥 따랐다. 그날은 밤새 바람이 매섭게 불었..

댓글 수필 읽기 2022. 5. 18.

18 2022년 05월

18

수필 읽기 우리家 처음으로 / 송진련

팬미팅 입장표 예매가 시작되니 희비의 쌍곡선에 불이 붙었다. 성공한 사람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라며 희희낙락이다. 실패한 사람은 망연자실하여 티켓팅이 아니라 피켓팅이라며 풀썩 주저앉는다. 표를 구해 볼 엄두가 안 난다며 남편이 가족 채팅방에 메시지를 올린다. ‘어느 집 자식은 노부모를 위해 불로초도 구해준다더라. 입장권 두 장만 구해내라. 엄마 등살에 목숨이 위태하다’라고 하소연하니 아들이 나선다. 마산역을 출발해 서울 강서구 아레나홀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니 보라색으로 온몸을 치장한 아리스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 작은 가게는 잔치에 초대된 식구들 웃음으로 꽉 찬다. 내가 푹 빠진 팬카페 이름은 트바로티, 가수 K는 별님, 팬덤명은 아리스다. 서로 간에는 식구라 칭하며 응원봉 이름은 그대봉이다...

댓글 수필 읽기 2022.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