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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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느낌 권현형 시인

권현형 시인 1966년 강원도 주문진 출생. 강릉대 영문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석사, 박사 과정 수료. 1995년 《시와시학》 통해 등단. 시집 『중독성 슬픔』, 『밥이나 먹자, 꽃아』, 『포옹의 방식』이 있다. 2006년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2009년 제2회 미네르바 작품상,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수상.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숙명여대 등에 출강. 싸이나 / 권현형 눈망울 선한 남자가 앉아 있습니다/ 내 기억의 사진관/ 어둑어둑한 암실 의자 위,/ 막 열린 입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카 아이 하나를 달고 온/ 분홍 스웨터 속 시리도록/ 흰 목을 훔쳐 봅니다/ 목조 계단을 급히 오르느라/ 숨 가쁜 처녀의 발그란 뺨을 따라/ 몰래 얼굴 붉히며/ 애타는 청춘처럼 새까만 커피에..

댓글 시詩 느낌 2022. 5. 24.

2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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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아카시아, 1950 / 이기식

내 방의 창문 바로 앞이 조그마한 숲이다. 몇 종류의 나무가 있긴 하나 거의 아카시아다. 5월이 되면 창문은 탐스럽게 핀 아카시아를 잔뜩 그려놓은 액자로 착각할 정도다. 아침에 창문을 열고 볼 때마다 쑥쑥 자라는 모양이 눈에 띈다. 하얗고 탐스러운 꽃들이 향기와 함께 창문으로 고개를 드려 민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노라면 꽃송이들이 점차로 사람 얼굴로 변한다. 나에게 무슨 말인가를 하고 싶어 하는 표정이다. 어릴 때, 자주 놀러 다니던 산에서 보았던 그 아카시아인지도 모르겠다. 번식력이 강해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산을 살리기 위하여, 아카시아를 선택하였다고 한다. 삽시간에 전국에 퍼졌다고 하니, 그 나무의 후손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 6.25 한국동란이 났을 때, 우리 가족은 동대문 옆의 창신동..

댓글 수필 읽기 2022. 5. 24.

2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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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읽기 백반 한상 / 김신희

‘전주식당’이어서 전주에 있어야 하고 ‘서울식당’이어서 서울에 있는 건 아니다.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밥집이름이다. 세월이 비껴간 도심 속 달동네처럼 예나 지금이나 매양 같은 모양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는 가끔 이런 밥집을 간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내 아련한 시간들이 머물러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움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허름한 식당 구석자리에 앉아 백반 한 상을 기다리는 잠시잠깐의 그 시간이 왠지 모르게 편안하다. 그 편안함이 내 안의 상념의 조각들을 불러낸다. 어머니가 차린 두레상. 두레상에 둘러앉은 가족들과의 기억들이 따뜻하다. 늘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 아침. 아궁이에 장작 타는 냄새며 활활 타오르는 불꽃. 무쇠솥에서 뿜어내는 흰 포물선은 하루의 시작을 ..

댓글 수필 읽기 2022.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