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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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성지순례 059 [대전교구] 성거산 성지

천안시에 소재한 성거산(579m)은 차령산맥의 주봉이 지나는 곳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산 정상에 오색구름이 감싸고 있어 성인이 사는 산’이라 하여 성거산(聖居山)이라 불렀다고 전해온다. 1800년대 초부터 성거산 일대에는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의 교우촌이 곳곳에 생겼다. 병인박해(1866)가 일어나자 성거산에서 잡혀 순교하였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 살다가 체포돼 순교한 이들도 많았다. 이들의 유해가 안장된 제1줄무덤을 찾아 참배했다. 줄지어 선 무덤을 헤아려보니 38위이다. 제2줄무덤까지 가보지 못했지만, 그곳에도 많은 유해가 안장되어 있을 것이다. 과거 왕건이 지목한 성인은 다름 아닌 이곳에 묻힌 순교자들이 아닐까는 생각이 든다. 산속의 병인박해 150주년 기념성당은 문이 잠겨 있었지만, 주변에 ..

22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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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성지순례 058 [대전교구] 수리치골 성모 성지

공주시 신풍면 어느 산기슭 끝까지 운전했다. 골을 따라 구불구불 낡은 도로가 이어졌다. 조선 시대에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겠다. 수리치골에 들어서니 고개를 돌려 살피지 않아도 갖가지 야생화가 소담스레 피었다. 1846년 프랑스 신부들이 이 외진 곳에 숨어지내며 성모 성심회를 조직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나 1984년, 성 요한 바오르 2세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수리치골의 옛일을 언급하셨다.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곳은 한국 최초의 성모 성지로 탈바꿈되었다. 중요한 사람의 말씀은 아름다운 결과를 낳는다. 나는 누구에게, 어디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21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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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성지순례 057 [대전교구] 황새 바위 순교 성지

충남 공주에 있는 황새 바위 순교 성지는 순교자들이 많이 처형된 장소 중 한 곳이다. 이름이 확인된 순교자가 337위이며 무명 순교자는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조선 시대 충청 감영이 있었기 때문이라지만, 신앙의 절개를 지킨 신자가 많았기에 그러리라 싶다. 보통 사람들의 마음은 시류에 따라 변하는데, 순교자들은 죽임을 앞두고도 굳건히 지켜낸 고결한 정신을 헤아리면 소름이 돋는다. 나는 외국어 공부, 취미 생활, 금연 따위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성지 순례를 하면서 순교자들의 변치 않는 마음에서 교훈을 얻는다.

20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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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성지순례 056 [대전교구] 진산성지

제사는 우리 민족 핵심 전통의 하나다. 조상을 기리는 목적도 있지만, 친인척과의 친화, 결속 의미도 깊다. 조선 시대 천주교회는 미신적 요소가 있는 이유로 제사를 금지했다. 이에 따른 실천이 박해를 일으켰다. 불효 죄로 체포된 신자가 참수되어 첫 순교자가 되었다. 1791년 조상 제사 문제로 촉발된 사건의 진원지(충남 금산군 진산면)에 갔다. 역사문화관은 비록 외형은 작았지만, 자세한 설명과 자료는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이십 년 전 아버지가 별세하자 유언에 따라 화장했다. 그 당시 집안 형님과 조카가 모욕을 주었다. 그렇지만 세상은 변해 지금은 대부분 화장을 선호한다. 문화는 대중이 만들지만, 변화는 소수에서 시작하는 것이다.(2022.6.19.)

07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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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성지순례 055 [전주교구] 나바위 성지

나바위 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품을 받고 귀국하여 첫발을 디딘 곳이다. 1845년 10월 12일 밤,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 등과 함께 나바위 화산(華山) 언저리에 도착했다. 그 때는 나바위 바로 발끝까지 금강물이 넘실거리며 흘렀다. 하구로부터 거슬러 올라오면 황산포(지금의 강경)가 가장 큰 포구였고 나바위는 황산포를 3km 가량 남겨 둔 한적한 곳이다. 1907년 나바위 성당은 바로 이곳에 세워졌다. 한 때는 화산 성당이라 부르다가 1989년부터 본래 이름인 나바위 성당으로 부르고 있다. 성당 안에 김대건 성인의 목뼈가 모셔져 있고, 1987년 국가 지정 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나바위 성지에는 화산 북쪽 암벽에 금강을 바라보는 마애삼존불상이 새겨져 있다. 성당이 설립되기 전, 금강을..

06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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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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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성지순례 053 [전주교구] 천호 성지

천호(天呼) 성지는 천호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병인박해(1866) 때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한 성인 네 분(이명서, 손선지, 정문호, 한재권)과 같은 해 충청도 공주에서 순교한 김영오, 1868년 여산에서 순교한 이름을 알 수 없는 순교자 열 명이 묻혀있다. 천호산 일대에는 총 7개의 공소가 있었고, 골골마다 유서 깊은 수많은 일화가 전한다. 이른 아침에 수백km를 달려 여러 곳을 순례하면서 도착한 천호 성지. 부지가 넓어 걸어서 둘러보는데 시간적 여유가 빠듯해 자세히 살펴보지 못 하였다.

06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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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성지순례 052 [전주교구] 초남이 성지

초남이는 호남의 사도라 불리는 유항검의 생가터다. 1754년 초남리에서 태어난 유항검은 1784년 세례를 받고 윤지충[한국 교회 최초의 순교자]과 함께 전라도 지방에 복음을 전하는데 절대적으로 공헌하였다. 신유박해(1801) 때 전라도 지방에서 가장 먼저 붙잡혀 혹독한 고문을 받고 그해 10월 전주에서 능지처참 순교하였다. 집터는 파가저택(破家瀦宅: 집을 허물고 연못을 만드는 형벌) 되었다. 이때 그의 나이 46세였다. 연좌형으로 그의 가족들이 전주에서 순교하였다. 이들의 시신은 1914년 전주 치명자산으로 이장되었다. 초남이 성지의 수녀님께서 유항검이 운영한 교리당 터가 인근에 있으니 꼭 가보라는 당부 말씀이 있었기에 다녀왔다. 건물은 들어섰으나 주변 환경은 정비 중이었다. 유항검이 운영했던 인근의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