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2021년 02월

17

이론 모음 짧은 수필 / 신재기

짧은 수필은 ‘15장’이란 일반 기준보다 두드러지게 짧은 수필을 말한다. 단수필, 장수필(掌隨筆), 5매수필, 미니 수필, 손바닥 수필, 아포리즘 수필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한국 현대수필이 20세기 초창기 근대 저널리즘의 성장에 편승하여 착지했으니, 그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이 역사를 걸어오면서 수필의 길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200자 원고지 15장 내외의 길이라는 외적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지금은 원고지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 ‘200자 원고지 15장’이란 길이는 막연하여 구속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기준인데도, 창작되는 수필 대부분이 이 길이를 수용한다. 다른 장르와 비교해 보더라도 신기할 정도로 길이의 넘나듦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렇다고 특정한 길이를 염두에 두거나 측정해가면서 창작에 임하..

댓글 이론 모음 2021. 2. 17.

17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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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모음 무거운 주제와 부드러운 표현 / 김태길

수필의 소재를 일상적 사생활이나 정감어린 화조월석(花鳥月夕)에서만 구한다면, 수필의 영역과 그 의의를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마련이다. 이에 우리는 자유와 평등을 위시한 사회적 문제, 또는 진리와 선악을 포함한 철학적 문제에서도 수필의 소재를 찾는 길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고민과 부딪힌다. 사회적 문제 또는 철학적 문제와 같은 무거운 소재를 다루게 되면 그 글이 자연히 논설문에 가까운 것이 될 수밖에 없을 터인데, 그렇게 되면 수필가들이 간절하게 추구해온 '문학성'은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수필가들에게 '문학'은 마음의 고향이며, 문학성에 대한 애착을 버리는 글을 쓴다는 것은 돈에 대한 애착을 떠나서 장사를 한다는 것 못지않게 고민스러..

댓글 이론 모음 2020. 12. 17.

10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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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모음 삼류(三流) 수필가 / 신현식

“기업은 일류, 국가는 삼류!”라는 말이 있었다. 어느 그룹의 총수께서 말하여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었다. 정부가 하는 일이 오죽했으면 그런 말이 나왔을까. 이처럼 어떤 일이나 대상에 등급을 부여할 때 일류, 이류, 삼류, 이렇게 세 등분을 하곤 한다. 그러니 삼류란 최저 등급인 셈이다. 말하자면 낙제점을 받을 만큼 형편없다는 뜻이다. 정치나 기업만 등급이 있을까. 학교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는 문학은 어떤가. 당연히 등급이 있다. 문학성이 짙어, 감동, 깨달음, 재미가 있으면 일류가 되는 것이고, 조금 부족하면 이류가 될 것이고, 이도 저도 아니면 삼류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문학의 장르는 또 어떤가. 시와 소설이 일류이고 수필은 삼류 문학으로 취급받는다. 상상에 의한 창조물이 ..

댓글 이론 모음 2020. 12. 10.

09 2020년 12월

09

이론 모음 나는 글쓰기가 너무나 쉽다 / 조갑제

머리에서 힘을 빼자. 글을 잘 쓰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글쓰기의 두려움도 없어진다. 좋은 글쓰기의 일반원리 1. 글을 잘 쓰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글쓰기의 두려움도 없어진다. 2. 名文보다는 ‘정확하고 쉬우며 짧은’문장이다. 3. 修飾語보다는 명사와 동사이다. 4. 무엇을 쓸 것인가. 글의 主題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5. 낱말의 중복을 최소화한다. 글도 경제적이라야 한다. 6. 모든 글은 30%를 줄일 수 있다. 압축해야 폭발력이 생긴다. 7. 글의 리듬(韻律)을 맞추자. 글을 써놓고 소리내어 읽어본다. 8. 漢子를 適所에 섞어 쓰면 읽기 쉽고 이해가 빠르다. 9. 긴 글엔 긴장이 유지되어야 한다. 10. 語彙力은 독서의 축적이다.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11. ‘잘 쓰기’보다는 ‘많이 쓰기’이다..

댓글 이론 모음 2020. 12. 9.

08 2020년 12월

08

이론 모음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방법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라 좋은 글쓰기의 요건은 자기 목소리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자기 목소리’는 성찰적 글쓰기든 논리적 글쓰기든 어떤 종류의 글쓰기에서도 추구해야 하는 글쓰기의 궁극 요체이다. 자기 목소리는 자신과 타자를 성찰하고 더 나은 나와 세계를 만들기 위해 문제를 설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적 힘에서 길러진다. 자기 목소리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판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는 단순히 생각하는 기술이라기보다는 모든 사안을 비판적으로 대하겠다는 태도나 의지에 가깝다. 그 핵심은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이다. 이유나 근거 없이 어떤 주장이나 결론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이자, 집단적 판단이나 상식에 ‘맞장구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예민한 감각과 분석을 통..

댓글 이론 모음 2020. 12. 8.

08 2020년 12월

08

이론 모음 글 속에 피가 흐른다 / 김홍신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무차별 괴롭히고 있다. 강자는 전염병과 곤궁함과 거리를 둘 수 있지만 약자는 봉쇄, 빈곤, 낙오, 불평등, 두려움, 막막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언젠가 코로나 사태가 해소되어도 약한 곳은 가장 늦게 회복될 것이다. 문화예술계가 취약계층이자 가장 약한 부분이라는 걸 코로나가 유감없이 증명해 버렸다. 특히 문화예술이 생업인 사람들에게 고질적 취약점이 있다는 게 밝혀진 셈이다. 전업 작가들을 흔히 일정한 소속이 없는 자유계약으로 일하는 프리랜서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산업 중심 시대에 작가들은 비생산자 취급받기 일쑤였다. 입바른 소리나 하고 외국에 팔아먹을 만한 걸 만들지도 못하는 조선조의 무노동 선비쯤으로 여기기도 했다. 절대빈곤 시대였기에 국가 성장에 당장 도..

댓글 이론 모음 2020. 12. 8.

06 2020년 10월

06

이론 모음 수필, 그 15매의 마력 / 백남오

인문학의 종말을 예언하고 염려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앨빈커넌이 선언한 문학의 죽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최첨단시대를 현실로 맞이한 것이다. 미래사회의 시인은 소그룹으로 전락하거나 취미단체에 머물 것이라는 견해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이런 시점에서 강력한 체험을 정체성으로 하는 수필이야말로 새로운 시대 문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수필은 문학의 큰 갈래인 서정, 서사, 극, 교술 중 교술의 중심에 있다. 어떤 측면에서도 그 영역이 확고하다. 이를 근거로 수필에 대한 다양한 정의들이 있지만, 작가가 체험을 통한 철학적 깨달음을 교술성을 바탕으로 한 수필적 구성과 문장으로 형상화한 가장 인간적인 문학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다. 수필은 디지털 문화 환경..

댓글 이론 모음 2020. 10. 6.

06 2020년 10월

06

이론 모음 오늘도 스트리킹을 꿈꾸며 / 강돈묵

한약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는, 약방의 감초도 쓰이는 약에 따라 그 기능이 다른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때마다 어쩜 다른 기능이 있을 것이라는 나의 추측에 설복당하고 만다. 수필을 말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 다니는 ‘붓가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는 천편일률적으로 ‘무형식의 형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져 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 두 구절은 글을 쓸 때, 즉 집필할 때의 상황을 지적한 말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구절은 분리시켜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붓 가는 대로’는 어디까지나 형식의 다양성을 지적한 말이고, ‘생각나는 대로’는 내용의 다양성을 지적한 말임을 알 수 있다. 수필의 형식을 지적하는 이 감초는 언제나 ‘무형식의 형식’이라는 말을 쓰고 우리의 마음을 ..

댓글 이론 모음 2020.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