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꽃 사는 이야기 ♠

들꽃 2021. 10. 27. 11:27

차조랑 수수랑 다 말라서 걷어야 겠다 했지만

비 온다는 예보다 없으니 더 급한거 부터 하자고

남편은 오전에 콩 꺽어

모아놓고

나는 선풍기로 애벌 손질한 들깨

키질로 마지막 손질하고

이슬 마른 팥 모아다

깜깜 하도록 털고

밤에 녹초가 돼서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무슨 소리에 깜빡 깨니

천둥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막 쏟아진다.

뭐야 이거 어떻게~~

소나기 예보가 있었더라면 팥을 못 털더라도

이걸 퍼 담아 놓고 자는데

어딜 봐도 소나기 온다는 소리는 없었는데

 

죽은듯 잠이든 님편 깨워

다 젖은 것들을 거둠거둠 모아서 대강 덮어 놓고

다시 잤는데

아침에 열어 보니 가관도 아니다.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짓는다 하더니

귀가 얇아 가랑잎만 바스락 해도 깨는데

어쩌자고 소나기 소리도 못 듣고 이지경을 만들었을까.

다행이 비가 아니고 소나기로 그쳐 다시 해가 났으니

하루종일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으며

다시 말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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