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두루미 2010. 4. 17. 06:52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이정수(전주교대 명예교수)

 

 

나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학생들과 서로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나누며 수업을 마친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했지만 이 인사법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고, 교사가 되어 반 어린이들과 날마다 그렇게 인사를 주고받으면 인성 교육에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되리라는 기대감을 설명하였더니 잘 따라 주어 실행하고 있다.

‘사랑합니다.’의 인사는 몇 년 전 방문하였던 인천 동구 창영동에 있는 영화초등학교의 인사법을 흉내 낸 것이다. 모든 어린이들이 교정에서 만나는 낯선 손님에게 큰소리로 ‘사랑합니다.’라고 반갑게 인사하는 아름다운 광경은 이 학교를 처음 방문한 나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인사하는 어린이들 모습에서 천진스럽고 순수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학교는 1892년 인천내리교회에 부임한 미국 선교사 죤스 부인에 의하여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여자초등학교로 역사가 깊고 좋은 학교로 소문이 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김활란 박사와 영화배우 황정순 씨를 비롯한 저명인사를 많이 배출한 전통에 빛나는 명문학교이다. 기독교의 사랑을 바탕으로 설립된 이 학교의 어린이와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를 포함한 모든 가족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때 받은 깊은 인상으로 멋진 인사법을 떠올려 얼마 전부터 나도 강의 시작 인사로 ‘안녕하세요?’를 ‘사랑합니다.’로 바꾸어 시도하게 되었다. 감동을 받으면 웃을 때 나오는 엔도르핀의 4천 배의 효력을 내는 다이돌핀이 나와 우리 몸을 더욱 건강하게 해준다고 한다.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나누는 순간, 미소와 함께 마음에 기쁨이 샘솟는다. 스승에 대한 존경과 제자에 대한 사랑이 어우러져 감동을 주는 좋은 수업이 이루어지리라 기대된다. 또한 교수와 학생들 모두를 더욱 건강하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인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학교마다 스승과 제자뿐만 아니라 친구끼리도, 가정마다 부부 사이에, 부모자식과 형제간에도 자주 ‘사랑합니다.’, ‘사랑해.’라고 인사한다면 우리의 학교와 가정 그리고 사회는 한층 더 밝아지며 건강하고 따뜻한 세상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쑥스럽게 느껴질지라도 ‘사랑합니다.’라고 반복하여 다정한 인사를 지속하면 머지않아 서먹서먹함이 사라지고 어색함이 진정한 사랑의 마음으로 변하게 되리라. 이 인사법이 희망 바이러스가 되어 강한 전염력으로 널리 전파됨으로써 방방곡곡에 이웃을 향한 꾸밈없는 사랑의 물결이 넘치길 소망해 본다.

베스트셀러였던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 평생감사]란 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브라질 사람은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가 오브리가도이다. 아무리 말수가 적은 사람도 하루 평균 열 번 이상은 오브리가도란 말을 한다고 한다.

미국 사람들 역시 제일 많이 사용하는 말이 ‘땡큐(Thank You).’이다. 성인이 되면 평균 2만6천 개의 단어를 알게 된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 다른 사람을 가장 기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말은 ‘감사합니다.’ 이다.

결국 감사의 말은 우리 인체를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감사합니다.’라고 입술로 날마다 고백하는 사람의 마음은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며, 여유로운 삶으로 더욱 감사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

라고 말하고 있다.

한 시간의 강의를 마무리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나누며 수업을 끝낼 때, 그 기쁨과 뿌듯함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배움에 감사하는 마음이 넉넉하게 흘러넘쳐 피로가 한 순간에 사라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1963년 전주사범학교 마지막 회로 졸업하고 서울숭덕국민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를 거치며 20여 년 간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다. 1990년부터 20년 동안은 황학터(黃鶴之巢)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미래의 꿈나무를 길러낼 좋은 교사를 교육하였으니 평생 스승의 길을 걸어 온 셈이다. 여러 분야에서 제 몫을 다하는 제자들을 보노라면 벅찬 보람을 느낀다. 한편 내가 그 수많은 제자들에게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미쳤을까, 잘 못 가르친 것은 없을까를 생각하면 많은 아쉬움도 남는다.

이제 내 평생 천하의 영재들을 가르치는 군자삼락(君子三樂)의 기쁨을 누리고, 소명을 마쳤다고 생각하니 그저 행복하고 감사할 뿐이다.

그동안 좋은 교사를 길러내기 위하여 함께 애썼던 동료 교수님들과 교직원 그리고 소중한 제자들을 더 많이 사랑하지 못했던 부족함과 부덕함을 뉘우치기도 한다. 이 사랑의 빚을 언제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학교의 발전과 황학가족을 위하여 계속하여 기도할 것을 다짐한다.

"황학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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