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루미 2012. 11. 10. 06:41

고향에 찾아와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수홍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금요반은 고급반이다. 수업을 고급반답게 한다. 고 이기택 님은 ‘고향을 찾습니다’란 수필을 본인이 낭독하고 내가 제일 먼저 평을 하였다. 고향이 어딘지 밝혀지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야산에서 꿩, 토끼, 산새들과 놀고 연설도 하고 호령도 쳤기 때문에 대령 예편을 했는가 보다고 칭찬하였다. 실은 그분은 6‧25전쟁 때 학도병으로 지원해서 중령예편을 했는데, 문학기행버스 안에서 사회자 임두환이 익살스럽게 소개하면서 대령으로 승진을 시켰고, 농담 좋아하는 내가, 북한이 연평도에 무자비한 포격을 가했을 때 서해5도방위사령부를 만든다는 뉴스를 듣고 장군으로 승진시켰다. 다른 금요반원들도 고향이 어디라고 몇 마디 말만 넣었으면 좋았겠다고 하였다. 김호심 님은 시와 수필 낭송가답게 낭랑한 목소리로 ‘고향’이라는 시를 낭송하였다. 콧날이 시큰해졌다. 길기도 해서 보고 하는가 하고 옆에 가서 보니 외워서 하는 것이었다. 본래 잘 읽는 줄은 알았지만 신들린 사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주 평화동 학산의 산 벚꽃 같은 반백의 머리에 쌍꺼풀 스마일 눈에, 하얀 모시 한복을 입고 낭송하는 모습이 클로즈업 되었다.

교수님은 ‘고향에 찾아와도’란 노래도 있는데 고향을 그리게 하는 글이라고 칭찬했다. 내가 남원출신 최갑석이란 가수가 부른 노래라고 하자 교수님은 임실출신이라고 정정했다. 내가 남원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교수님이 그 노래 한 번 불러보라고 했다. 0.5초도 망설이지 않고 볼펜을 쥐고 앞에 나가 폼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고향에 찾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려뇨/ 두견화 피던 언덕에 누워 풀피리 맞춰 불던 옛 동무여/ 흰 구름 종달새에 그려보던 청운의 꿈은/ 어이 지녀 가느냐 어이 세워 가느냐.// ”

내 고향 구례 산동 산수유 마을 앞 냇가 언덕이 떠올라 제법 감정을 잡고 볼펜을 풀피리 삼아 모션을 쓰면서 불렀다. 옆자리에 앉은 서상옥 님이 책상을 두드려 반주를 넣어줘서 한결 더 잘 불렀다. 집에 와서 최갑석을 컴퓨터 검색으로 찾아보니 임실 사람이 확실했다. 아주 미남인데 아깝게도 지금은 저승에서 노래를 부른다.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한 것은 특별한 사연이 있어서다. 52년 전 군대생활 을 1201건공단 305대대에서 했다. 서울 남산에 국회의사당을 신축한다고 할 때 그곳 말단소대에서 근무하다가, 고향 가까운 데로 간다고 광주 상무대 3중대로 갔다. 소대 행정을 담당하였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金 소대장은 나더러 노래를 부르라고 했다. 내가 노래를 부르고 가르쳤는데 그 노래가 최갑석의 ‘고향에 찾아 와도’였다. 막사 짓는 작업을 하고 와서 피로를 그 노래로 풀었던 소대장은 이름도 알 수 없다. 체격이 건장하고 금니가 인상적인 미남이었다.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세상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만나면 ‘고향에 찾아와도’란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싶다.

(2011.5.13. 금.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