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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2013. 11. 13. 15:36

묵언의 소통과 대화의 불통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최동민

 

 

사랑하는 사람은 눈빛만 보고 서로 좋아하고 행복해 한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서로 뜻이 통하여 서로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친한 친구끼리도 마찬가지다. 아무런 말과 몸짓을 하지 않았지만 지정된 장소에서 서로 만나 즐거워한다.

바둑을 두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와는 바둑도 맞수이고 매너가 좋으면 또 만나서 수담(手談)을 나누고 싶어 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뜻을 알고 상대의 한 수 한 수에 대처해서 공격과 수비를 하는 것이다. 당구를 좋아하는 친구는 서로 뜻이 맞으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같은 장소에서 서로 만나 즐기게 된다. 이와 같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여 즐기는 경우도 있다.

서로 친한 친구 사이라도 어떤 대화를 하게 되면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주장만을 하는 사람도 있다. 서로 자기주장만 하다 끝내는 누구의 말이 맞나 내기를 하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끼리도 아들딸들이 부모님의 말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되는 것을 언제나 하시는 말씀으로 여기고 수긍하지 않으면 소통이 될 수 없다. 또한 부모님이라고 아들딸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게 되면 서로 소통이 잘 안 된다. 서로의 뜻을 헤아리고 어루만지면서 감싸 안을 때 말하지 않아도 소통이 되고 원하는 대로 뜻을 이루게 된다.

부부간에도 마찬가지다. 집안에서 남편은 자기의 영역을 확보하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리고 소중하게 관리하는 물건도 있다. 그래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날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원인을 알고 보면 아내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치워 버렸다며 가볍게 말할 때도 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 나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그리 소중하게 생각지 않고 함부로 다른 곳으로 치우거나 없애 버린다. 여기서 서로의 입장이 달라 다투는 경우가 있다. 대화로 서로 이해하고 소통이 되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하면 아내가 나의 가장 큰 장애요 걸림돌이 된다.

여기서 남편이 아내의 뜻을 헤아리고 서로의 의사표현을 존중해서 합리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면 좋을 텐데 남편은 아내와, 아내는 남편과 서로 돌아앉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아 답답하고 불만이 쌓이게 된다. 남편은 아내의 입장을 배려하고 수긍하며 이번에는 이렇게 하고 다음에는 그렇게 하자면서 서로의 생각을 조금씩 양보하고 받아들이면 즐겁고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다.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사람마다 그 생각과 느낌이 다르다. 내 생각과 서로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헐뜯게 되면 그때부터 불신과 불만이 싹트기 시작한다. 농사일도 마찬가지다.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적응해 가며 순리적으로 해결하는 면이 있는가 하면, 나는 성질이 급하니까 그렇게 못해 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본인의 성질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도 있다.

농부는 농사를 지을 때 수확량을 늘리려고 한다. 그래야 소득이 늘어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이것저것 재배하고 정성을 들여 가꾸게 된다. 그러나 취미로 농사를 짓는 사람은 많이 재배하고 생산을 많이 하게 되면 소득이 조금 늘겠지만 소득에 비해 노력이 너무 많아 힘들어 한다. 오히려 이웃과 나누기가 더 번거롭고 불편하다. 우리가 먹는 것은 조금 상품의 질이 떨어져도 친환경으로 했으니 안심하고 먹으려 하나 이웃과 나누려 하면 현장에서 나누어 드리면 사정을 아니까 조금은 다르지만 좋은 것만을 고르고 골라서 주어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있으니 주고도 나쁜 소리를 들을까 봐서 신경이 쓰인다. 그러니 아내는 조금씩 우리 먹을 만큼만 심자고 한다. 그리고 농사 일 보다도 좋은 관상수를 심어 주변을 아름답게 정리하고 풍광이 좋게 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농사일은 힘들이지 않고 조금씩만 재배하고 수확하자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좋게 하자고 하는 것인데 무엇이 옳은지는 객관적으로 비교 판단해야 할 일이다.

부부가 서로 뜻이 맞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니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을 하여 즐겁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뜻이 맞지 않으면 서로 간섭하게 되고 이렇게, 저렇게 하며 주문이 많아지고 의견이 서로 다르면 티격태격하게 된다. 뜻이 잘 맞으면 아내처럼 고마운 사람이 없다. 반면에 뜻이 맞지 않으면 아내처럼 불편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친구의 남편과 비교하면서 어떤 사람은 돈도 잘 벌고 호화로운 집에서 여유롭게 지내며 처세도 잘해서 출세도 빨리 하는데, 내 남편은 남들처럼 적극적이지 못하고 내성적이라며 짜증을 낸다면 속이 상할 일이다. 그리고 집안일에서부터 밖의 일까지 일일이 간섭하면 그것도 대단히 짜증스러울 것이다. 이렇게 불편한 관계가 생활화 되면 불행하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그렇게 살아 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헤어지거나 별거하는 수밖에 없는데 조금만 양보하고 이해한다면 서로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그래서 서로를 자랑하고 우리 남편은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차분하여 가정적이어서 좋고 우리 아내는 살림 잘하고 요리도 잘 하는 현모양처라고 자랑하게 되면 그 가정은 행복한 가정이 되리라.

여기서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나의 운명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나의 좋은 점은 좋게 가꾸어 가고 나쁜 점은 고치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한다면 생활은 더욱 활기차고 즐거워질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기의 주장만을 강조하기보다는 남의 입장도 고려하여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하여 항상 더불어 생활하며 행복을 찾아 편안하게 생활 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3.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