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이론◎

두루미 2018. 2. 11. 05:21

서두(書頭)와 끝맺음

 

 

Ⅰ. 서두

어떤 문장이든지 서두를 끌어내기가 매우 어렵다. 서두는 그 글의 첫인상이다. 첫인상이 좋아야 그 글을 읽게 된다. “첫 문장은 神이내린 선물‘이란 말이 있다.

“산문에선 첫머리 몇 줄, 몇 줄이라기보다 제1행의 글, 다시 1행이라기보다 첫 한마디, 그것을 잘 놓고 못 놓는 것이 그 글의 순역(順逆), 길흉(吉凶)을 좌우하는 수가 많다. 너무 덤비지 말 것이다. 너무 긴장하지 말 것이다. 기(奇)히 하려하지 말고 평범하려면 된다.”

-이태준의 <문장강화>에서

1. 표제와 연관된 서두

예)“나무는 덕(德)을 가졌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 안다. 나무는 태어난 곳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

-이양하의 <나무> 서두

“보리, 너는 차가운 땅 속에서 온 겨울을 자라왔다.” -한흑구의 <보리> 서두

2. 중심사상의 핵을 압축한 서두

예)“먹을 만큼 살게 되면 지난날의 가난을 잊어버리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가 보다. 가난은 결코 환영할 것이 못되나 빨리 잊을수록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김소운의 <가난한 날의 행복> 서두

3. 분위기나 상황, 행위로 시작하는 서두

예)“저녁을 먹고 나니 퍼뜩퍼뜩 눈발이 날린다. 문득 밖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에 이끌린다. 목도리를 머리까지 눌러쓰고 기어이 문밖을 나서고야 말았다.” -노천명의 <雪夜散筆> 서두

“올해 학교를 갓 나온 딸아이가 취직을 하더니만 첫 보너스를 탔다고 해서 내 손에다 백금반지 하나를 사나 끼워준다.” -이영도의 <반지> 서두

4. 인용구로 시작하는 서두

예)·서양금언에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파스칼은 그의『팡세』에서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했다.

5. 때와 장소, 날씨 등으로 시작하는 서두

예)·10월 3일 아침 8시. 전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가 부산을 벗어나자 산과 들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벌써 30년 전의 일이다. 나는 결혼 후 대구근교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6. 인칭대명사로 시작하는 서두

예)“春園은 갔다. 어디로 갔는지 그의 얼굴, 말소리, 글들은 다시 이 땅에 나타나지 않는 다.” -모윤숙의 <春園 추모기> 서두

7. 비유·암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서두

예)“수필은 청자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피천득의 <수필> 서두

Ⅱ. 끝맺음

문장구성은 결말을 위한 진행이라는 말이 있다. 글의 끝맺음은 서두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혹 첫인상은 그렇게 호감이 가지 않던 사람도 마지막 헤어질 때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남기듯 글도 그래야만 한다. 한편의 영화를 보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부분도 대체로 마지막 장면이다. 서두가 독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면 끝맺음은 독자의 기억에 그 글의 의미를 새겨두는 장치이다.

·수필이란 너무 흥분한다든지 이론에 치우친다든지, 지나치게 냉냉하다든지 하면 수필이 전하려는 것을 놓치기 쉽다.

·격하지도 않고 수다스럽지도 않은 은근한 정이 묻어나야 한다.

·자기 역량에 합당한 나의 이야기를 자신 있게 써야한다.(수필적 허구-상상력)

·‘그 결과는 이렇다’는 식의 결론도 아니고, ‘이러해야 된다는 교훈’도 아니다.

·어느 정도 철학을 내포하고 있어야. 잡문과 문학이 대개 끝부분에서 드러난다.

1.주제법(서술형): 문장의 주제가 되는 생각을 마지막 단락에 다시 다루는 것.

ex. 때로는 역풍이다가 금방 순풍이 되는 것이 바람의 생리이다. 바람을 잘 타면 출세도하고 돈도 벌 수 있다. 인간은 바람과 더불어 살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 뿐이다.

-강석호 <바람에 대하여>결말-

2.대응법: 서두의 내용과 대응시키는 것.

ex. 뜨락이 없는 대신 베란다에 놓인 몇 개의 화분들. 그네들은 요즘 봄을 알리기 위해

한창 바쁘다. (중략)

한동안 반지꽃에 시선을 주고 있노라니 하늘하늘 줄기 끝에 살며시 치켜뜬 두 장의 꽃잎과 다소곳이 펼쳐진 꽃잎 셋이서 나지막이 노래라도 부를 것 같다.

-구자분 <반지 곁에서>결말-

3.여운법: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자연묘사가 흔히 쓰이고 풍자, 명언, 격언인용, 의문제기, 위트 넘치는 문구 등이 있다.

ex. 꼬마 손님이 놓고 간 손난로를 다시 만지작거려 본다. 웬일로 가슴에까지 온기가 전해져 온다. 아버지와 형님이야말로 요술난로인가 보다. 30여년이 흐른 후에도 이렇게 내 가슴을 데워주고 있으니. -윤근택 <요술난로> 결말-

 

이밖에도 미완형, 의문형, 인용형, 풍자형 등 여러 가지 끝맺음이 있다.

끝맺음(결말)의 문장은 무엇보다 전체의 통일에 기여해야한다.

끝부분이 잘 정리되지 못하면 그 글 전체를 엉성하게 만든다.

은근한 시사정도로 여백의 미를 살려야 오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