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두루미 2019. 5. 7. 07:49

이것, 진짜입니까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홍성조


 


 


 


 


 


“이것은 길이가 5㎝ 정도로 앞면은 얇은 금판을, 문양이 조각된 틀에 대고 두들기는 기법으로 만들었어요. 얼굴 모양은 역삼각형으로 옷의 주름이나 세부표현은 투박하지만, 연꽃무늬로 빼곡히 새겨졌는데, 순금으로 만들었답니다. 이름하여 순금제불좌상이라고 불러요.


 


 30여 명의 초등학생들 앞에서 나의 J박물관 유물해설은 시작되었다. 내가 설명하는 도중에  한 학생이 큰소리로,“해설사님, 이것 진짜입니까?”하고 물었을 때, 나는 눈방울이 초롱초롱한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작은 키에 진지한 모습을 보니, 유물에 관심이 꽤 많은 아이 같았다. 그 불상이 5㎝의 순금으로 되었다니, 누구나 궁금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혹시, 금으로 도금한 것이 아니냐”고 묻는 아이도 있었다. 나는 이것은 진짜 순금으로 된 불상이란다. 어느 농촌에서 밭을 파다가 이것을 발견한 농부가 금은방에 내다 팔려고 하다가 수상하게 여긴 금은방 주인의 신고로 잡힌 일화가 있는 유물이라고 설명해주었더니,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눈초리가 불상을 한 번 더 주시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곳 J박물관은 하루에도 수백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온다. 관람객들 중 진정으로 유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사전 예약을 한다. 그 이외는 한번 호기심으로 둘러보는 사람이 많다. 또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 경내에 어린이 박물관이 있어 유모차를 몰고 온 부부가 무심코 한 번 거쳐 가는 코스이기도 하며, 직장인들이 회사의 복지차원에서 휴가를 취할 때도 이곳을 찾는다. 농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농한기에 관광차 중간지점으로 들리는 코스이기도 하다. 4,5세 어린이집 아이들이 두 줄로 길게 늘어서서 들어올 때는 인솔교사한테 해설을 맡긴다. 우리가 설명해 봤자, 알아듣지 못하는 대상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인솔교사가 설명해주어야 효과가 더 크다.


 


 J박물관은 고고실, 미술실, 역사실로 나뉘어져 있고, 기획실과 어린이박물관 등의 부대시설들이 많다. 박물관 앞뜰은 토,일요일에는 삼삼오오 도시락을 싸들고 평상에서 점심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종종 띈다. 그 모습이 보기에도 참 좋다. 앞뜰에는 전통놀이 기구들이 많이 있어 아이들이 제일 신나게 뛰논다. 도시 속에 위치하여 그리 멀리 갈 필요 없이 휴식을 만끽하는 장소로도 최적이다. 2만평의 대지에 펼쳐지는 이 공간은 도시민들의 아름다운 쉼터이자, 놀이공간이기도하다. 겸사겸사 박물관전시물도 관람하면 역사 속에 살아 숨쉬는 선조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난 2012년에 2년간 이곳에서 봉사하다 그만두고, 금년 3월부터 다시 유물해설사로 일하고 있다. 정년 전 학교에서 학교역사박물관을 내가 직접 맡아 설립한 경험이 있어, 그 뒤로 유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 유물 해설사들은 관람객들이 박물관에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유물에 대한 충분한 해설공부와 관람객들을 대하는 자세를 배우고종종 실습을 하기도 한다.


 


오늘도 박물관의 혼을 전달하는 학예사들이 있기에,  "이것 진짜입니까?" 하는 질문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201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