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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2021. 1. 13. 14:42

 





긍정적인 삶/김길남

 전민일보




어느 여대생의 푸념’이란 글을 읽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무얼 하겠어요. 결과가 너무 뻔하다는 말이에요. 취직을 해 봤자 대학 4년을 배운 지식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나 할 텐데…. 차나 나르고 그렇지 않으면 서류나 챙기고, 그 일도 못하면 결혼이나 하고 4년 동안의 꿈과는 너무나 다른 세계가 시작 될 것 같아요’였다.

너무나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다. 어떤 일이나 ‘…나’ ‘…나’ ‘…나’로 시들하게 여겼다.

요즘 가정에서 아들딸을 하나만 낳아 귀하게 키우고 어려운 일을 시키려 하지 않는다. 편한 것만 찾게 하고 쉽게 이루려한다. 오직 입시에서 일류대학에 가야 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며 학원을 이 곳 저 곳 보내고 공부 잘 하기만 바란다.

그리고 사회풍조도 조금만 고통스러워도 못 참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 경향이다. 그래서 편하게 살려고 결혼도 포기하고 직장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너무 도전정신이 없다. 힘껏 싸워 이기려 하지 않는 나약한 젊은이가 많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나’를 ‘…도’로 바꿔야 한다.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차도 나르고 서류도 정리하고 결혼도 하고’로 바꾸면 시들하던 일도 재미가 있고 캄캄하던 앞길도 훤하게 보일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열정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맞이하면 앞길이 열릴 것이다. 이 세상의 일은 하찮은 일이 있고 보람찬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사람 사는 일이 날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사살하는 일 같은 큰 일만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사는 일이란 다 하찮기도 한 소소한 일들이다.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끼는 자만이 가치가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옛날 숙종대왕이 암행에 나섰다. 어느 오두막집을 지나는데 집안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양반집에서도 보지 못하는 일이었다. 이상하여 주인을 찾아 지나가는 나그네라 하고 물 한 그릇을 청했다. 그 사이 문틈으로 방안을 들여다보니 할아버지는 새끼를 꼬고 있고 손자들은 짚을 골라 주었으며 할머니는 빨래를 밟고 며느리는 옷을 깁고 있었다.

물그릇을 받아들고 이렇게 어렵게 사는데 어찌하여 웃음이 그치지 않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이렇게 살아도 빚도 갚아가며 저축도 하면서 살고 있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했다. 임금이 돌아가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다음날 다시 찾아가 어떻게 빚을 갚고 저축을 하는가 물었다. 주인이 대답하기를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이 빚을 갚는 일이고 제가 늙어서 의지할 아이들을 키우니 이게 바로 저축이 아닙니까 했다.

삶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렇게 못사는 것을 원망하고 산다면 무슨 웃음이 나오겠는가? 이만큼 사는 것도 부모님 덕이고 하늘이 내려주신 복이라 여기니 웃음이 그치지 않은 것이다. 행복은 소득수준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국민소득이 최하위인 부탄이 세계에서 제일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현실에 만족하고 더 바라는 것이 없는 순박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행복지수는 낮아진다.

사람이 사는 일이란 모두 이렇게 사소한 일이다. 조그만 일에서 만족을 느끼고 보람을 찾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행복은 어디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 행복을 찾아 하루 종일 헤매다 지쳐 해질녘에 집에 돌아왔는데 찾던 행복이 집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가족이 저녁에 오순도순 모여 밥을 먹으며 아이들 재롱을 보는 일 그게 행복이다. 일상의 일에서 보람을 찾고 행복을 느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가 보다.

김길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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