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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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Diary of Jung

2021. 12. 15.

락다운으로 내내 집에만 머물고 있는 아이들. 지루해서 모두 지쳐가는 상황입니다. 운동장에 나가서 놀아주기, 집 주변 동내 산책하기, 컴퓨터 게임 같이 해주기도 한계에 봉착.

새로운 놀거리로 텃밭 만들기를 했습니다. 뉴질랜드에 처음 정착할 무렵 몇년 동안에는 미친 듯이 집 주변에 텃밭 만들고 여러 가지 채소들 길러먹고 심지어 닭도 기르고 토끼도 길러보았습니다만.. 몇 번 이사하는 동안 그런 마음도 점점 식어갔고 이번 집에 이사 왔을 때는 텃밭을 만들만한 터는 여러 곳에 있었지만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 귀찮은 마음을 접고 다시 불을 지펴봤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어제 여름비가 내리는 중에 첫 호박을 따왔습니다. 지난주부터 상추나 깻잎, 실버 비트, 고추는 이미 풍성하게 맛보고 있는데 큼지막한 호박이 제일 맘에 듭니다. 

버려진 팔랫 몇 개 가져다가 마당 한쪽 나무 밑 버려진 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시작된 텃밭 만들기. 이번에는 잔디를 갈아엎는 대신 나무틀을 만들고 거기에 흙을 채우는 방법을 썼습니다. 거름도 12포를 사 왔고 모종도 사 왔습니다. 아쉽게 고추 모종은 한국 마트에서 구하지 못하고 근처 화원에서 청양고추 비슷한 모종으로 사 왔습니다. 여러 번 경험을 통해 무작정 흙만 북돋는다고 해서 풍성한 결실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텃밭 작물들도 화원에 가서 좋은 모종을 사 오고, 거름흙도 좋은 것을 넣어주기로 합니다.

아이들이 아침저녁으로 화단 들여다보며 물 주고 풀 뽑아주고 오늘은 무슨 변화가 있나, 뭐가 좀 자랐나 살피며 서로에게 무슨 대단한 뉴스라도 생긴것처럼 이야기할 때는 흐뭇합니다. 화단 구석 오래된 동백나무는 몇 년 동안 덩굴식물에 감겨 죽을 둥 말똥 하더니 덩굴 밑동을 모두 잘라냈고, 아래에는 토마토 농장에서 얻어온 폐 바크를 두툼하게 깔아서 아이들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학교 갔다 와서, 점심 먹고, 저녁밥 먹고.. 틈 날때 마다 나무에 올라가 있는 다민이와 다래. 대만족 입니다.

애호박 관찰하는 다래. 곧장 집으로 들어가 스케치북에 애호박을 그렸습니다.
흙 만지는 재미에 빠진 소녀. 오래된 화분에 라벤더를 심었습니다. 
자리를 잘 못 잡은 2호 화단을 옮기는 중.
나름 호미질 잘하는 소녀.
조심조심 실버비트 포기나눠 심기.
올해 텃밭에 심을려고 사온 것들. 상추, 딸기, 해호박, 토마토.
텃밭에 사용할 거름흙, 포대당 $4-5
플란트 마켓에서 고추모종 고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