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서 향기로운 시들

조찬용 2011. 8. 23. 13:08

 

 

 

 

      벚꽃 십리 / 손순미


   십리에 걸쳐 슬픈 뱀 한 마리가
   혼자서 길을 간다
   희고 차가운 벚꽃의 불길이 따라간다
   내가 얼마나 어두운지
   내가 얼마나 더러운지 보여주려고
   저 벚꽃 피었다
   저 벚꽃 논다
   환한 벚꽃의 어둠
   벚꽃의 독설,
   내가 얼마나 뜨거운 지
   내가 얼마나 불온한 지 보여주려고
   저 벚꽃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