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서 향기로운 시들

조찬용 2011. 10. 25. 10:38

 

 

 

 

작약 /유홍준


유월이었다
한낮이었다
있는 대로 몸을 배배 틀었다
방바닥에 대고
성기를 문질러대는 자위행위처럼
간질을 앓던 이웃집 형이 있었다
꽃송이처럼 제 몸을 똘똘 뭉쳐
비비적거리던 형이 있었다
번번이 우리 집에 와서 그랬다
오지 말라고 해도 왔다 오지 말라고 할 수가 없었다
피할 수가 없었다
이상한 냄새가 났다
무작정 꽃피기만을 기다렸다
무작정 꽃송이만을 바라보았다
마루 끝에 앉아 오래 끝나도록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