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산타 사는 얘기

사계절산타 2005. 3. 25. 14:48

1996년 3월 30일..

 

분주한 아침이다. 편안하게 잘 잤다고 했는데.. 사실 잠을 설쳤다.

그녀는 잘 잤을까?.. 잘 자야 화장이 잘 먹는데...

깨끗하게 목욕부터 해야 겠다.. 몸을 구석 구석 아주 섬세하게 닦는다.

이렇게 섬세하게 목욕하긴..처음이다.. 좀 우습기도 하다.

턱시도를 입었다. 그리고 약간의 분칠도 했다.. 흰장갑도 끼고..

축하하러 오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가슴이 콩닥거린다.

신랑입장!~~ 자연스럽게 웃고 입지만.. 다리가 좀 떨린다. 운동 좀 할껄..

신부입장!~~ 아직 신부입장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그만 부르고 말았다..

바로 입장하지 못하는 신부.. 한 10~20초 정도의 적막감.. 모두다 문을 주시한다.

혹시 도망간 것을 아니겠지.. 애써 웃음을 짓는다.

마침내 나타난.. 나의 사랑스러운 사람!~ 허헉.. 정말.. 사랑스럽다..

내 눈은 특수효과를 나타낸다. 주변의 모든 것은 흐리게.. 신부에게만.. 줌인!!~

 

주례를 맡은 목사님은 말씀하신다. "잘 먹고.. 잘 사세요!~"..

 

그리고 다시 어색하게 팔짱을 끼고 퇴장.. 팔짱이라면 어색하지 않게 끼고

다녔는데.. 아니 프로에 가까운데.. 우리가 팔짱끼고 연애한지도 어언 5년이 훨씬

넘었는데.. 오늘은 진짜 어색하다..

 

1996년 3월 30일은 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 날입니다..

 

그로부터 1년뒤..

 

1997년 3월 30일..

 

결혼한지 1주년이 되었다.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결혼 1주년 기념여행..

프로포즈를 할 때.. 유치하게도 책을 선물했다.. 내용도 잘 모르면서..

"천년의 사랑(상)"을 주었고..또 유치한 말을 남겼다.

"천년동안 사랑하자".. 휴우.. 재미있으면 천년의 사랑(하)는 니가 사서 봐라...

천년의 고도.. 천년의 사랑.. 1주년 여행지로는 컨셉이 딱이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벤자민 나무"을 샀다.

30CM도 안되는 아주 작은 것을 샀다.. 집에 와서 기념 사진도 찍고..

 

 

그리고 시간은 흘러 흘러.. 2005년 3월30일 다가온다..

그동안 "벤자민 나무"는 무럭 무럭 잘 커주었고, 아내와는 가끔씩

벤자민 나무를 처음 사던 날의 얘기를 했다.

 

허헉.. 어제.. 벤자민 나무를 버렸다고 한다. 잘 커주었는데...

그만.. 고사... 너무 아쉽다.

 

2005년 3월 30일..

 

이번 결혼기념일에는 다시 벤자민 묘목을 사야겠다.

우리 둘..예쁘게..사랑하며 살자.

다시 벤자민을 기르면서.....

사랑해... 후회없이 사랑할거야..

세영아빠!

벌써 우리 함께 한지도 10년을 바라보네..



넌 왜 날 좋아해 하고 물어보면

그냥이란 말 밖에 못했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참 가진 것이많은 사람과 산다는걸 알게되더군



세상 욕심 많은 내게

더 귀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누구보다도 다정하고

따듯한 마음을 항상 표현할 줄 알고



변치안는 마음으로 가정을 사랑하고



항상 준비하는



내겐 가장 소중한..



항상 삶의 중심이 되어주는

귀한 사람



너무 편해서 가끔은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할 때도 있지만

항상 감사하며 사는 자세로 돌아가도록 노력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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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쑥스러운 내 집사람이 나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귀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