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산타 사는 얘기

사계절산타 2008. 2. 21. 10:51

나 국민학교 시설 북한은 괴뢰도당이며, 똘이장군에선 돼지와 괴물로 묘사된 나라였다.

타도의 대상이었으며, 어디서 만나면 목숨을 걸고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었다.

 

 (출처 : http://www.cocanews.com/?doc=news/read.htm&ns_id=1678)

 

가장 극적으로 만나는 것이 축구였다. 축구를 중계하던 캐스터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으며

축구선수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전사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분단후 국제대회에서 성인 대표간의 시간은 78년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때...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하고 함께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그때 굉장히 흥분했던 것 같다.. 바보들 왜 이기지 못하고.. 북괴는 이겨야 하는데...

 

 

어제 남북축구가 벌어졌다. 어릴 때 꼭 이겨야 한다는 초조함은 없다. 안타까움이 있다.

캐스터들도 그리 흥분하지 않는다. 칭찬할 것은 칭찬해 준다. 참 많이 변했다.

축구를 시작할 때 난 무승부로 끝나길 바랬다. 휴우~~ 다행히 무승부로 끝났다.

 

오늘 아침 딸아이와 축구얘기를 하게 되었다.

우리 딸이 묻는다.

"어제 축구 어떻게 됐어요?"

난 대답한다.

"다행스럽게 1대1로 무승부"

딸 아이가 말한다.

"그게 뭐 다행이예요.. 우리나라가 이겨야지"

내가 뭔가 알려줄 자세로 딸아이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 한다.

"다같은 우리 민족이잖아.. 누가 이기고 지는 것보다 무승부가 좋잖아"

잠시 딸아이가 생각하다 다시 말한다.

"같은 학교 친구들끼리 피구시합해도 우리반이 이기면 난 좋던데.. 맞잖아요?"

잠시 주춤하던 사이.. 집사람이 판결을 내린다.

"우리 딸의 승리!!!"

 

올해 축구로 남북이 자꾸 만난다. 사실 난 이런 상황이 좀 불편다.

어린 아이들에게 어려운 문제죠 ㅎㅎㅎ
저는 어렸을 때 북쪽 팀이 지고 가서 숙청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남이 지기를 바랬다는...ㅎㅎㅎ
반공교육도 무섭지만 경쟁을 강요하는 지금의 교육도 무섭네요...
어제도 불편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비김으로써 모두가 승리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