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담우淡友DAMWOO 2007. 6. 24. 11:40

장마.

냇가에 흙탕물이 불었다.

페트병,스티로폼,나뭇가지.....쓰레기들이 둥둥 떠내려가고, 황새들이 중간 중간 물가의 자기 구역에 서 있다.

산책 나왔다가 물가의 풀밭에서 발견한 아기 너구리. 팔죽지만한 여섯 마리 풀 위에 올라 앉아 오들오들 떨고  있다. 어미는 보이지 않고, 어디로든 가 보려고 하지만 넘실거리는 흙탕물이 가로 막는다. 서로 몸울 붙이고 옆드려 있다. 흩어져 가려다 다시 돌아와 떨고 있다. 어미를 찾는듯 우는 소리를 낸다.

장맛비에 불어난 물살을 타고 떠내려 왔을까. 

보통 5~12마리 낳는데 적어도 반은 떠내려가고 말았을까.

 

얼른 집으로 달려와 고무 다라(플라스틱 함지박)와 신문지를 갖고 차로 달려 갔다. 그새 어디로 가버렸을지 조마조마 하며. 사람들이 집어다가 해치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다행히 그대로 오도가도 못하고 떨고만 있다.

지나던 사람을 불러 사정을 말하고 물가로 내려 간다. 한삼덩굴,고마리,수령 등이 엉켜 있종아리가 따갑다. 한마리식 때어 내 다라에 담는다. 물컹한 몸이 차갑다. 발발 떠는 전동이 크게 아 닿는다. 한마리가 파닥닥 도망을 나와 물속으로 떨어진다.다시 주워 담는다. 처음에는 가만히 있던 다른 너구리들이 풀 속으로 몸을 감춘다. 한 마리는 멀리 도망가다가 깊은 물 때문에 다시 돌아와 풀 속에 꼭꼭 숨는다.

 

여섯 마리를 다 건지기 전에 미리 연락을 한 119구급대는 해당 기관에 전화를 한다고 한다. 일요일이라 담당 직원이 없다고 한다. 아기 너구리들은 다라 안에서 자꾸 뛰쳐나오려고 한다. 마침 지나던 사람(고기라도 잡을까 싶어 나온 사람)이 들고 온 그믈을 쒸워 둔다. 신문지를 새로 깔아 주려는데 똥을 싼다. 우는 소리를 또 낸다. 얼마후 서로 주둥이를 박고  엉킨 채 잠이든듯 조용하다. 여전히 떨고 있다. 휴지로 물기를 닦아 주고 구름 사이로 나온 햇살이 비치는 동안 등어리가 마른 아기 너구리들.

 

아직도 구조원이 오지 않는 시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집으로 데려 온다. 종이상자에 먼저 비닐을 깔고 신문지를 두껍게 깐 다음 한 마리씩 옮긴다. 똥을 싸서 냄새가 고약하다. 똥을 집어 내고 젖은 배 밑을 휴지로 닦은 다음 여섯 마리를 다 옮겨 놓는다. 쾌적해진 탓일까. 낯선 탓일까. 한바탕 우당탕거리더니 조용해 진다.

 

오토바이를 타고 바삐 오던 구조원은 장소를 찾느라 두리번거리다가 정차해 있는 높다란 트럭의 꽁무니를  들이 받아 오토바이 앞 부분이 많이 깨졌다. 큰일 날뻔 했다고 인심 좋게 웃는다. 야생의 너구리는 집에 데려올 경우 얼마 못가 죽는다고 한다. 야생의 급한성질 때문에 적응을 못한단다. 발견 장소에 갖다 놓으면 어미가 데려 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흙탕물이 넘치는 물가에 다시 갖다 놓을 수 없다. 떠내려 가거나 오도가도 못해 굶어 죽을 것 같다. 결국 구조원이 집으로 데려갸서 우유라도 먹인 뒤 발견 장소 근처에 갖다 놓겠다고 한다.    

  

며칠 후(6월26일) 전화를 걸어 경과를 물었다.

아직 우유를 먹이며 집에서 보살피고 있단다. 어미와 생이별 시켜서 야생 적응을 잃게 한 것이라며 ㅓ건져서 집으로 기져온 잘못을 나무란다. 당시 상황으로는 곧 기진해서 죽을 상태였기 때문에 부득이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판단이 야생의 법칙에는 반하는 조치였을까?    

아기 너구리가 무사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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