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담우淡友DAMWOO 2011. 2. 18. 04:50

이름  
  뚝지 (작성일 : 2011-02-11 21:56:08, 조회 : 100
제목  
 [이미지5] 협연      


           협연 協演



  우리가 채록한 땅의 악보 어디쯤인가
  쟁기로 그린 오선이 모퉁이를 돌고 들을 지나
  귀에 딱지 앉은 너름새는 시간의 마디에 늘임표를 찍는다
  이랴
  두툼한 길을 갈 때마다 너의 육중한 발자국 소리
  땅 밑까지 울리는 저음에 귀를 기울이면
  되돌아오는 악절 어느 후렴에서는 함께 자갈을 넘는
  내 작은 발자국은 조금 느리게 두 박자다

  소 울음 같다는 짐작너머
  농자는 근본이라는 당연을 넘어

  음 고르지 못한 악장을 지날 때면
  보다 나은 악상을 위하여 찢어낸 몇 페이지에
  기억나는 선명한 멜로디가 가슴 아리다
  땅에선 언제나 묵은 저음이 자란다
  꾸밈음 넣지 않아도 채보 가능한 음역이 골짜기와 들을 건너
  미지를 가른다
  수레는 낡고 덜거덕거리지만 어느 줄 하나 당겨도
  질기면서 부드러운 겹음 낭낭하다 서로 조이고 늦추면서

  이랴
  바퀴에서조차 둥글게 풀려 나오는 악절
  시김새 곤한 아다지오 돌체 눕던 풀도 몸 일으켜 듣는다.




꿈속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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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 다는 것은 아마도 안단테..안단테 의 걸음이 되어 간다는 것인가 봅니다...대단한 감동을 주는 좋은 시, 감상 잘하고 갑니다. 2011-02-11


어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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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황소와 할아버지의 협연
둥글게 굴러가는 낮은 음자리.
느림의 미학을 아름답게 펼치시는 시선이
꾸밈새 없이도 너무좋아
그냥 한없이 머물다 갑니다.
2011-02-11


유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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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로 느린 덜거덩 소리에 잠결로 음을 알아보는 주인양반, 한 소절 끝나면 처마밑 닭소리로 박수를 받겠지요.

잘 감상했습니다.
2011-02-12


한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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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떻게 이 이미지에서
이런 언어의 연주가 나오나요?

매번 뚝지님의 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이 감동...

의자 뒷대던 허리도 바로 세우고,
잘 감상하고 갑니다.
2011-02-12


닷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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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선 언제나 묵은 저음이 자란다
탁월하신 표현 뚝지님 만의 표현이 너무 가슴에와 닿습니다
어느 한 소절 쉬이 넘어가는 법이 없으니
소의 느린걸음처럼 한참을 머무르다 가옵니다 꾸벅~
2011-02-12


가을과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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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박자가 늦거나 음이 반쯤 샾 또는 플랫 되면 어떻습니까
박자 음정이 생명인 협연이라 하지만 듣는 사람들도
화음에서도 불협화음에서도 같이 어우러져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요. 행복한 모습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02-12


다음넷(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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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멋진 생활력
감탄 받을 일이지요
농사 지을 때면 논도 갈고 밭도
갈아주는 고마운 존재가 소이지요
소가 없으면 농사를 못짖는다고 하지요
그러한 반면에 소는 언제나 농삿군의
보배요 재산이기도 하지요
시의 내용 잘 보고 갑니다
2011-02-12


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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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협연이군요
이렇게 신선한 이미지가 있는 시를 만나면
하루가 즐겁습니다
좋은 시 많이 보여주시길 바라며
건필하세요
201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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