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담우淡友DAMWOO 2021. 5. 15. 08:37

선붉은 장미가

흰색 철제 울타리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빠져 나오려고 기를 쓴다

녹색 짙은 이파리가 부여잡고

제발, 응, 제발 설득하는데도

인도까지 나오려고 한다

 

자기의 언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어서

한 마디 해 두고 싶은 말이 있어서

가장 독특한 주파수 진동이 이때 뿐이므로

반응하는 사람을 그냥 보낼 수있겠냐고

붉은 입술 달싹거린다

다소곳이 얼굴 숙이고 정색이다

 

이파리의 손을 놓지 않았지만

낱말로 끊어져 흩어지기 전까지

음절로 갈라져 바탁에 낙서가 될 때까지

 

기다릴수 없다는 걸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까

계속 읽고 있었는데

맨날 듣고 있었는데

오히려 장미가 사람의 언어를 모르고 있을까

 

작년에 사용했던 언어로 장미가 말을 건다

내말 알아듣는 사람은 잠깐 서 있어 달라고

아는 척이라도 해 달라고

오월 초순부터 울타리에 써 놓은

 

문자가 붉다.

말하는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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