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담우淡友DAMWOO 2021. 10. 22. 09:00

알곡이 여물어 가을을 알리지만

꽃을 보낸 열매가 알곡과 더불어 가을을 떨어뜨리지만

가을을 가을답게 맞이하는 나무는

온 몸으로 가을을 서술한다  

벌레가 받침을 먹어버린 이파리에서

땅에다 일기를 적는 낙엽에 이르기까지

나무가 빠뜨린 이야기는 해와 바람이 거들어 적는다

공원의 뜨락까지 가득 낙엽을 채울 때면

그 페이지에 서리도 한 문장 젖빛으로 적는다

탈고를 끝내고 선명하며 간략한 줄거리로 곧

또 한 해의 한 권을 땅 위에 꽂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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