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담우淡友DAMWOO 2022. 5. 11. 08:00

  내 는 탄환 한 발 막지 못하네
  포연 속으로 한 발짝도 못 들어가네

  모니터 영상을 보면서 젖은 낱말을 찾은 다음
  건조한 무선 화면에 펼쳐 놓고 마를 때를 기다리네
  한 낱자 뉴스를 가장한 바람에 날아가 
  영상 귀퉁이로 사라질 때까지 받침만 다시 쓰네 그러면
  겨우 한 줄 두운 없이 화면을 채우고
  모음 잃고 흩어지는 자음을 자꾸 모으네

  상흔에 밴드 한 쪽 붙이지 못하네
  피빛에 물든 낱말이 각막을 뚫고 유리체를 건너 망막에 부딪치면
  내 나라 전란 중에 태어나 살아 남은 아버지
  파월 장병 수송선 아래 태극기 흔들던 어머니
  그들이 만나 나를 시 몇 줄로 지었을 때
  참전 용사의 문패를 가진 할아버지가 흑백으로 비치네

  내 시는 기억을 잘 서술하네
  두음법칙 구개음화 가리지 않고 명조체로 간직하네

  돈바스 비극에 소리없이 우는 낱말 조곤조곤 내리 적네
  쓰러진 아이 하나 안고 가지 못하면서
  울부짖는 엄마의 비명에 맥놀이 따라가네

  아주 잠깐 방아쇠를 맨 밑줄로 적어 보네. 

 

아름다운 나라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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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깃든 작품인듯 하는데 저로서의 머리로서는 이해 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