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천 (4)

글(文)

담우淡友DAMWOO 2021. 7. 5. 07:54

강변으로 물 보러 가다가

칠월의 금계국에 말을 거는 바람을 본다

 

무슨 말을 했기에 꽃잎 저리 반색하며 온몸 흔들까

 

줄기에 앉았다가 날아가는 참새는

참말을 한 게 분명한데

흔들리는 꽃의 뒷말이 초록으로 들려온다

 

또 올거죠?

 

명사와 동사로 이루어진 그들의 문장은

아직 반포하지 않은 토속어

보는 내가 읽기는 하지만

판본체로 쓸 만한 창제 전의 상형문자

 

묻는 형상이 대부분이다

 

밤새도록 별빛 적은 수면이나

그 걸 읽은 가로수가 내게 펴 보이는 목판체 문자나

각막에 판서하듯 찔러 오는 햇살의 낱말까지

 

아침의 강변은 한글 이전에 있던 문자의 해례본이다

슬쩍 보기만해도 환한 뜻 전해 오는 제 2의 한글이다.

김천시를 관통해 흐르는 직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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