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동향/농식품외식경제

다온푸드솔루션 2016. 11. 8. 23:29

[FOOD & STORY] 시장을 앞서가다 쓴맛 본 무설탕 제품





성공하려면 콘셉트와 타이밍이 중요
가끔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 요청이 있어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강의를 할 때가 있다. 제조 기술, 신제품 개발을 위한 마케팅 전략 등이 주된 강의 테마인데, 마케팅 전략 강의 때 내가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마케팅 콘셉트에 기술을 맞추세요.” 어찌 보면 이것은 원래 교육의 취지와는 정반대가 되는 얘기다. 당초 강의의 취지는 식품가공기술을 알아야 식품을 만들 수 있으니 기술을 배우자라는 것이었을 듯하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보니 그냥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렇게 하려면 기술보다는 콘셉트와 마케팅 전략이 앞서야 하는 것이다.


어떤 콘셉트로 소비자 타깃을 누구로 하며, 또 어떤 가격대로, 어떤 니즈에 맞춰 만들 것인가 등이 제품기획서를 작성할 때 기본 중에 기본인 작업인데, 많은 사람들은 으레 기술이 있어야 하고 R&D도 해야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보니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는 기술 개발이 빠지지 않고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말 기술이 있으면 언젠가 시장이 열리는 걸까?


무설탕 식품의 성공사례, 무설탕 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당류 저감 정책을 본격적으로 펴면서 이와 관련하여 당류를 줄일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이 높다. 현재 WHO 및 FDA를 포함하여 국제적으로 제안되고 있는 당류 관리 방안은 원료 자체에 내재된 천연당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식품 가공 시 인위적으로 첨가되는 첨가당을 일일 섭취 열량의 10% 정도로 줄여 당류를 저감하는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일일 섭취량의 10%인 200㎉, 탄수화물 양으로 환산하면 50g인데 하루에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것을 감안하면 이 조차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오래 전부터 당을 아예 첨가하지 않은 무설탕 제품의 시초이자 유일한 성공사례인 껌은 80년대까지만 해도 감미료로서 설탕을 사용한 제품이 대세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해태제과에서 ‘덴티큐’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무설탕 껌 시장이 열리게 되었고, 이후 껌 시장은 본격적으로 무설탕 시대로 진입하게 되었다. 특히 무설탕 껌의 치아 마크 사용권을 두고 벌어졌던 해태제과와 롯데제과 사이의 분쟁은 역으로 무설탕 껌이 가지고 있었던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줬던 한 가지 사례이며, 몇 년 후 롯데제과에서 메가히트작 ‘자일리톨껌’을 출시하면서 국내시장에서는 설탕 껌보다 무설탕 껌이 많이 팔리게 되었다.


사실 무설탕 제품은 설탕 가격의 2배에서 10배에 달하는 무설탕 원료의 비싼 가격 때문에 그 이전까지는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과 생산설비 증설로 코스트 하락, 소비자들의 기능성 식품에 대한 욕구가 적당히 맞물리면서 무설탕 식품은 점점 다른 영역으로 확대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국내 무설탕 식탁용 감미료 시장은 요원
당류 제품 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은 식탁용 감미료(Table top sweetener)이다. 호텔, 대규모 레스토랑, 커피전문점이나 카페에서 소포장 형태로 흔히 볼 수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비교적 인기 있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Freedonia 보고서에 따르면(2011년 12월 발간) 미국의 경우 식탁용 감미료 시장이 연간 14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한국은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는 건 아니지만, 연간 300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되며, 그 중에서도 무설탕 식탁용 감미료 시장은 100억 원 미만일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에서 매우 유명한 제품이라며 가끔씩 ‘Spenda’나 ‘Equal’ 등을 제시하고 사업을 제안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음 료 형태로 섭취하는 감미료에 비하면 아주 작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식탁용 감미료는 주용도가 커피나 차를 마실 때 첨가하는 것인데, 집에서도 커피믹스를 먹거나 아예 설탕을 넣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그나마도 집에서 직접 담그는 매실청 등에 밀려 해외에 비하면 국내 시장은 형편없이 작다.


무설탕 식탁용 감미료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려면 해외처럼 커피시장과 연결시키는 전략을 펼 필요가 있다. 특히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음료 대부분이 당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지적되어 이를 무설탕 감미료로 바꾸는 것은 당류 저감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와 커피문화가 비슷한 일본에서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무설탕 커피시럽이 출시되어 일정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가정용 커피시럽도 무설탕 제품이 출시되어 유행을 이끌고 있다.


당류 저감 정책이 무설탕 식품 시장을 이끌 수도
무설탕 초콜릿과 캔디 역시 이미 20~30년 전에 개발 출시되었으며, 해외에서는 이들이 각각 별도의 카테고리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장이 매우 작다. 무설탕 초콜릿은 1990년대 해태제과, 2000년대 롯데제과에서 각각 제품을 출시한 사례가 있으나 설탕과는 다른 맛과 비싸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시장에서 사라졌으며, 무설탕 캔디의 경우 수입품인 ‘리콜라’, ‘호올스’ 제품이 시장을 열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제품이 출시되었으나, 2004년 ‘애니타임’ 출시 때 반짝 인기를 끌었을 뿐 그 이후 새로 시장에 자리 잡는 제품이 없는 상황이다. 캔디는 초콜릿보다 좀 더 상품성이 있으나, 여전히 설탕과는 다른 맛, 풍미와 가격으로 무설탕 제품시장이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당류는 이미 거의 100% 완벽대체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많이 개발된 상태이나 설탕 보다 맛이 떨어지고, 풍미 문제와 높은 가격 때문에 그동안 당류를 줄인 제품의 시장을 확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부터 펼쳐지는 정부의 당류 섭취 저감 정책은 단순히 기존 제품의 당류 저감뿐만 아니라 당류 저감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당류 저감 정책이 확대될수록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처럼 무설탕 식품 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광호 ㈜아이엔비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해태제과 식품연구소와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아이엔비는 미강 등 국산 농산자원 유래의 바이오 소재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자료출처 : 식품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