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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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장미는 잘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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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2010. 8. 22.

 

 

 

 

 

결혼 기념일 찻상을 위해 샀던 미니 장미가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응애가 달라붙어 그놈들 퇴치하느라 애는 좀 먹었습니다만, 달걀 노른자로 천연 살충제 만들어 정성껏 뿌려주고 물 주고 밥 주고 햇빛 쪼여주었더니 보답이라도 하듯 아주 풍성히 잘 자라주고 있어요. 작은 장미 꽃송이가 예뻐 아무 것도 모르고 무턱대고 집에 데려왔는데, 원예 고수님들 말씀으로는 이 미니 장미가 키우기 가장 까다로운 것들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이를 어쩐답니까.

 

 

 

 

 

 

 

 


한 달 전 집에 데려왔을 당시엔 꽃송이가 10개 정도 있었습니다. 그 열 송이가 다 지고 새로 열한 송이가 또 올라왔습니다. 지금이 한창 자랄 때인가 봅니다.

 

 

 

 

 

 

 



막 벌어지기 시작한 꽃봉오리처럼 사람 감탄하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요? 집 밖에 널린 게 나무와 꽃인데도 이렇게 집 안에 무럭무럭 자라는 예쁜 식물이 따로 있으니 참 각별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화분을 안 죽이고 잘 키우고 있다니 용한 일일세." 신기해하면서 아침마다 해충 없나 잎 사이사이를 유심히 살핍니다.

 

 

 

 

 

 

 

 

 

절화로도 즐겨봅니다. 뿌리 잘린 절화를 잔인하고 불쌍하다며 싫어하는 안-럭셔리형 인간들을 종종 보곤 하는데요, 이 장미 화분을 가지고 실험해보니 관리만 잘 해주면 절화 상태일 때가 오히려 분화일 때보다 훨씬 더 오래 갑니다. 분화로 즐긴다 해도 어차피 꽃을 본 후에는 다음 세대를 위해 꽃대를 과감히 잘라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나 봅니다. 채리티숍에서 900원 주고 사온 터콰즈빛 꽃병에 한번 꽂아 보았습니다.

 

 

 

 

 

 

 

 


이리나와 미일리어도 꽃놀이 좀 즐기게 해줄까요?

두 아가씨가 반짝반짝 윤 나는 튼실한 이파리를 신기하다는 듯 만지작거립니다.

"장미 화분은 이렇게 애지중지 키우면서 왜 우리 모자와 옷에 앉은 먼지는 매일 안 털어줘? 젠틀맨들 꼬시러 나가야 하는데 꼬질꼬질 폼 안 나게스리. 흥."

미일리어가 토라졌습니다.

 

 

 

 

 

 

 

 


사진 판형을 바꿔 결혼 기념일 카드도 만들어보고요.

 

 

 

 

 

 

 

 


불량소녀 님이 보내주신 장미 홍차 <Lupicia - Yume>를 우려 찻자리도 한번 가져봅니다. 클래식 차가 최고라지만 향홍차도 나름의 미덕이 있습니다. 향차를 즐길 땐 차음식도 필요 없이 느긋하게 그저 차와 향만 즐기면 되니까요. 차음식 준비하느라 번거롭지 않아 좋네요. 이제 해가 점점 짧아지는 게 눈에 띕니다. 날도 꽤 쌀쌀해졌으니 슬슬 밀크티용 티백이나 사서 곳간에 쟁여두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