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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크림 티를 위한 수학자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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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2013. 5. 29.

 

 

  잼을 맨 위에 올리면 사진발은 쥑이나 먹기에는 불편하다.

 

 


영국의 아프터눈 티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3단 접시에 내는 근사한 호텔식 아프터눈 티는 일상에서 자주 즐기기엔 거창한 면이 있어 영국인들도 생일이나 기념일,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 회포 풀 때, 파티할 때 등 특별한 날에나 즐긴다고 합니다. 일상에서는 '크림 티cream tea'라는 걸 더 많이 먹게 되지요. 쇼핑 센터나 관광지의 간이식당, 티룸, 카페 같은 데서 흔히들 제공합니다. 값도 쌉니다.


크림 티란 홍차와 스콘만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찻상을 말합니다. 스콘을 덜렁 그냥 내면 안 되고 사진에서처럼 반드시 크림과 잼을 곁들여 내야 합니다. 크림은 또 아무 크림이나 내면 안 되고 반드시 클로티드 크림으로 내야 하고요. 크림을 홍차에 넣는 게 아니라 스콘에 바르는 거예요. 이름이 '크림 티'라 헷갈려 하시는 분이 많아요. "아니? '밀크 티'에는 밀크를 넣는다면서 '크림 티'엔 왜 크림을 안 넣어?" 아, 따지지 마세요. 저도 몰라요. 크림 티에 관해서는 이 블로그에서 그간 여러 번 소개해 드렸지요. 스콘에 잼을 먼저 바를 것이냐, 크림을 먼저 바를 것이냐를 두고 두 고장 사람들이 투닥투닥 다툰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 클로티드 크림 활용법

 

어제 신문을 읽다가 크림 티에 관한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홍차 블로그이니 우리 블로그 친구분들께도 소개를 해 드려야지요.

 

 

 

 

 

 

 



셰필드 대학의 어느 괴짜 수학자가 일러주는 "완벽한 크림 티" 공식


1. 스콘, 잼, 클로티드 크림의 비율은 2 : 1 : 1이 이상적이다. 즉, 반 가른 스콘의 무게가 70g이라 했을 때 잼과 클로티드 크림은 각각 35g이 되면 알맞다.


2. 반 가른 스콘의 이상적인 두께는 28mm, 잼은 2.3mm, 클로티드 크림은 4mm. 입을 편하게 벌려 먹을 수 있는 전체 두께는 그러므로 2.8cm보다 약간 더 두꺼우면 된다. 크림 두께가 스콘 두께보다 두꺼우면 먹을수록 점점 무게 중심을 잃게 돼 손에서 스콘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3. 잼이 크림보다 밀도가 높고 무거우므로 크림을 얹고 잼을 나중에 얹으면 잼이 미끄러져 흘러 손이 끈적끈적해질 수 있다. 고로, 크림보다 잼을 먼저 바를 것을 권한다. 즉, 콘월 방식인 '잼 먼저'가 데번 방식인 '크림 먼저'보다 낫다는 소리.


4. 스콘의 지름은 6cm가 이상적. 그 위에 바르는 잼은 스콘의 바깥 지름으로부터 5mm 여백을 주어 얹고, 크림 역시 잼의 바깥 지름으로부터 5mm 들여 얹어야 흘리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


5. 크림은 휘핑 크림보다는 전통적인 클로티드 크림을 쓰는 것이 좋다. 1에서 언급한 이상적인 무게 비율을 맞추려면 휘핑 크림은 너무 높게 쌓아올려야 하므로 먹기 불편해진다.

 


해학의 냄새가 짙게 풍기긴 하나 이 '연구'는 <로다스Rodda's> 코니쉬 클로티드 크림 회사의 의뢰를 받고 행한 것입니다. 그냥 재미로 보세요. 다쓰 부처가 냉정히 평가를 해보니 각 항목마다 일리는 있습니다. 단단은 콘월 방식[잼 먼저], 다쓰베이더는 데번 방식[크림 먼저]을 선호하는데, 데번 방식이 잼이 미끄러져 흘러 불편하다는 건 다쓰베이더도 인정하거든요. 게다가, 클로티드 크림 회사의 의뢰였다고는 하나 평범한 휘핑 크림보다는 진하고 고소한 클로티드 크림이 맛과 질감에 있어 월등히 낫다는 데는 다들 동의하실 겁니다. 영국에서만 생산되는 특별한 크림이라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을 하고요.

 

이 글도 한번 읽어 보세요. 
☞ 영국 왕립 화학회 권장 영국식 밀크 티 우리는 법
스콘과 홍차를 이렇게 내면 정말 완벽한 크림 티가 될까요? 말만 들어도 먹고 싶어집니다.

 

 

 

 

 

 

 


모래로 밥 짓고 이파리로 나물 삼고

벽돌 빻아 고춧가루 뿌리던 단단의 어릴 적 소꿉놀이.

영국 꼬맹이들은 소꿉놀이도 이렇게 티타임으로 한다.

제대로 된 도자기 티세트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