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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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원, 영국 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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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2014. 4. 7.

 


한국인들이 하도 MSG에 거부감을 보이며 온갖 괴담들을 쏟아 내니 보다못한 식약처가 어제 MSG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 발표를 다 했습니다. 기사 댓글에 갑론을박이 벌어졌었죠. 

서양인들도 우마미umami를 잘 압니다. 영국에서는 주로 오래 숙성된 체다나 안초비, 훈제 생선,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은 전통 고기 파이 등에서 우마미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이태리 음식이 맛있는 건 그들의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재료 조합 솜씨와, 식재료 자체가 가진 진한 우마미 덕일 겁니다. 토마토, 안초비, 올리브,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포르치니 등, 이태리 음식에 쓰이는 재료들이란 게 하나같이 우마미 짙은 것들이지요.   

한국에서 많이 쓰는 MSG는 사탕수수 원당을 발효시킨 뒤 물에 잘 녹으라고 나트륨을 붙인 다소 '실험실'스러운 흰 가루 물질이잖아요? 영국의 미원 혹은 다시다는 좀 다릅니다. 아래 사진들을 한번 보세요. 글씨 잘 보이도록 큰 사진으로 올려 봅니다. 일본이 발견해서 세상에 알린 맛이므로 서양에서도 '우마미'라는 일본어를 그대로 씁니다.  

 

 

 

 

 

 

 

 

 

 

 

 

 

 

 

 

 

 

 

 

 

 

 

 

 

 

성분이 기가 막힙니다. 인공 우마미가 아니라 우마미를 많이 내는 식재료들을 모아 만들거든요. 마지막 두 사진에 있는 튜브 제품의 성분을 한번 적어 보겠습니다. 

 


• Tomato Puree

• Garlic

• Anchovy Paste (Anchovies, Salt, Sunflower Oil)

• Black Olives

• Balsamic Vinegar

• Porcini Mushrooms

• Parmesan Cheese

• Olive Oil

• Vinegar

• Sugar

• Salt

 

주로 이태리 식재료들이죠. 요리에 넣어 열을 가해도 좋고, 토스트 위에 짜서 그냥 먹어도 좋다고 광고들을 하는데, 저는 아직 사서 써 보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맛일지는 대략 짐작이 가네요. 호기심에 한 번쯤 써 볼 의향은 있어도 제 부엌에 MSG 분말이나 이런 우마미 페이스트를 두고 쓸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우마미를 가진 식재료를 쓰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마미가 약하거나 안 나는 재료에 일부러 농축된 우마미 제품을 더해 먹을 생각은 없어요. 모든 음식에서 우마미가 강하게 나야 할 필요는 없지요. 
우마미가 정 그리우면 

잘 숙성된 체다 한 조각 먹으면 되죠.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해 먹으면 되죠. 
표고버섯 볶아 먹으면 되죠. 
김 먹고, 미역 먹고, 다시마 먹으면 되죠. 
잘 익은 채소 과일 먹고, 숙성 고기 먹고, 해산물 먹고, 
잘 만든 양조간장 넣어 조리하면 되고, 
맥주나 와인을 마셔도 되고, 
술 안 마시는 사람은 녹차나 홍차를 마셔도 되죠. 

우마미는 이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영국인들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이태리 델리 숍에 있는 것들을 몽땅 욱여 넣은 듯한 우마미 폭탄"을 쓰면서까지 과한 우마미를 억지로 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성분이 아무리 좋아도, 수퍼마켓에서 손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어도, 아직까지는 이 우마미 페이스트에 대해 유보적인 듯 보입니다. 


Umami: 'I tried it and now I want more, and more'

☞ The Cultural Journey of MSG in 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