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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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13 ◆ 네덜란드 에담 E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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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치즈

2014. 4. 24.

 

 

 

 

 

아, 에담.
빨간 파라핀 왁스 입힌 그 유명한 네덜란드 전통 치즈.

(빨간 왁스, 드시면 안 됩니다! 미니 베이비벨 반 갈라서 손님한테 냈는데 손님 가신 다음 보니 접시에 왁스가 없더라는, 권여사님이 들려 주신 괴담 같은 실화;;)

 

 

 

 

 

 

 

 


드디어 만나 봅니다. 작게 잘라 포장한 제품입니다. 값도 쌉니다. 숫자 "1"을 보니 숙성을 얼마 안 시킨 어린 치즈네요. 좀 더 숙성시킬 수도 있겠지만 에담 치즈는 그냥 이렇게 어린 상태로 먹는 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숙성이 더 된 것들은 검은색 왁스를 씌운다고 하죠.

 

 

 

 

 

 

 



영양 정보와 이런저런 정보를 담은 뒷면입니다. 이건 아나토annatto를 쓰지 않고 베타카로틴을 써서 색을 내는군요. 체다보다 유지방이 25%나 적다고 자랑을 해놨네요. 부분탈지유semi-skimmed milk로 만들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대신 소금은 더 많이 들었습니다. 오래 묵은 빈티지 체다도 100g당 소금이 1.68g 정도밖에 안 들었는데, 이건 숙성도 얼마 안 시킨 어린 치즈인데 무려 2g이나 들었습니다. 치즈에 유지방이 적은 게 더 나을까요, 소금이 적은 게 더 나을까요? 흐음...


그런데 사실, 치즈 먹으면서 누가 건강을 생각하겠습니까. 기껏해야 칼슘이나 좀 따질까. 치즈는 기호식품이니 맛이 가장 중요하죠.

 

 

 

 

 

 

 



식구 수도 적은데다 맛봐야 할 치즈가 잔뜩 줄을 서고 있으니 저는 이렇게 작은 포장의 치즈가 좋더라고요. 맛을 보겠습니다.

 

 

 

 

 

 

 

 


휴...
이렇게 맛없을 수가.

 

맛있는 에멘탈 계열 치즈들을 한참 먹다가 먹어서 그런 걸까요? 에멘탈과 유사한 향은 나지만 맛은 한참 못 미칩니다. 고소한 맛과 단맛이 많이 부족하고 시큼하기만 합니다. 산미도 기분 좋은 산미가 있건만, 이건 그냥 시큼합니다. 제가 맛없는 치즈로 잘못 산 것이 틀림없겠으나, 원래 이 치즈가 아주 맛있는 치즈는 아니라는군요. 심지어 본고장 네덜란드 사람들조차 맛있는 하우다Gouda 먹느라 에담은 수출로 돌리는 일이 많다고 하네요. 하우다는 정말 흠잡을 데 없이 맛있습니다.

 

어떤 치즈든 보급용 저가품과 고급품이 각각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에담 치즈는 고급품을 보기가 힘듭니다. 제가 싼 제품으로 잘못 산 거라 확신하고 제대로 만든 고급품을 한번 사 먹어 보려 했는데, 눈 씻고 찾아봐도 고급 에담 구하기가 힘듭니다. 수퍼마켓용 대량생산 치즈들 중에서도 이 에담이 특별히 저렴합니다. 빨간 왁스에 싼 '미니 베이비벨Mini Babybel'도 에담 계열 치즈인데, 미니 베이비벨이 왜 맛없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에담 치즈 자체가 원래 맛이 그리 뛰어난 치즈가 아니라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젖소도 힘들고, 사람도 힘들게스리 왜 이런 맛없는 치즈를 열심히 만드는 걸까요? 우유가 아깝고 인간의 수고와 노력이 다 아깝습니다. 1400년대부터 기록이 있는 유서 깊은 치즈인데, 이 정도 맛밖에 나질 않는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체다처럼 이 에담도 아무나 막 만들어 질 떨어지는 싸구려가 난무하는 걸까요? 정통 체다처럼 제대로 잘 만든 '정통' 에담이 있다면 꼭 먹어 보고 싶네요.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쫀득하고 탄력이 있어 자르면 칼에 떡 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