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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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46 ◆ 노팅엄셔 블루 Nottinghamshire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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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2015. 2. 5.

 

 

 

 노팅엄셔 Nottinghamshire, England

 

 

 

 

 

 

 

 

 

 


크어어, 이럴 수가.
사진만 찍어 놓고 기록을 안 해 놓다니.

 

밀려 있는 치즈 사진이 수두룩한데다 먹어볼 치즈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맛 기록을 안 해두어 똑같은 치즈를 다시 사 먹어야 합니다. 이런 어리석은 사람이 또 있습니까. 홍차 시음기도 그래서 못 쓰고 날린 게 얼마나 많은데요. 메모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미루지 말고 제때제때 일해야 하고요. 날 밝으면 다시 사 와서 시식기를 완성하겠습니다. 반면교사 삼으시라고 미완성 글 올려봅니다.

 

 



다시 사 먹다 -

 

 

 

 

 

 

노팅엄셔 주의 베일 오브 비버Vale of Belvoir 마을에서 크롭웰 비숍Cropwell Bishop 치즈 농장이 일일이 수작업해 만듭니다. 크롭웰 비숍은 스틸튼으로 유명한 블루 치즈 전문 회사입니다. 베일 오브 비버는 '아름다운 풍광'이라는 뜻입니다. 주황색 나는 블루 치즈는 이 노팅엄셔 블루말고도 두 개를 더 소개해드린 적 있지요. ☞ 슈롭셔 블루블랙스틱스 블루

 

세 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봐야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을 텐데 맛본 지가 하도 오래돼서 정확히 비교하기가 어렵겠습니다. 노팅엄셔 블루는 앞의 두 치즈들에 비해 산미와 매운 맛과 금속성 맛이 더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치즈에 웬 금속 맛?" 의아해하실 텐데요, 블루 치즈들이 내는 독특한 맛이 있는데 코쟁이들은 이걸 종종 '메탈릭metallic'하다고 표현을 하곤 합니다. 푸른곰팡이의 후추 같은 매운 맛과 치즈가 가진 산미가 묘하게 결합되었을 때 나는 맛 같은데, 불쾌한 맛이 아니라 특이한 매력이 있어요. 블루 치즈에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블루 치즈라고 전부 이런 금속성 맛이 나는 건 아니고 블루 치즈들 중 몇몇 치즈들이 이런 맛을 냅니다. 개성으로 칩니다.

 

식물성 염료인 아나토annatto로 주황색을 낸 치즈들은 아나토 자체에 쓴맛이 좀 있어 약간의 쓴맛을 띠게 됩니다. 게다가, 전통적인 동물성 효소가 아닌 식물성 효소를 써서 굳힌 치즈들도 미묘한 쓴맛을 내니, 아나토와 식물성 효소를 써서 만든 이 노팅엄셔 블루는 쓴맛이 안 날 수가 없겠지요. 많이 쓰지는 않고 약하게 느껴져 먹을 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영국 블루 치즈에서 나는 그 삶은 달걀 노른자같은 고소한 맛도 납니다. 정리하자면, 이 노팅엄셔 블루는 짭짤하고 고소한 블루 치즈 특유의 맛에 쌉쌀한 맛, 매운 맛, 산미, 금속성 맛이 납니다. 향긋한 대추 단맛이 나는 부분도 간혹 씹힙니다. 푸른곰팡이가 불규칙하게 박혀 있어 어느 부분을 먹느냐에 따라 매번 맛이 달라지는 것도 블루 치즈를 먹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누리터에서 이 치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가 힘들어 얼만큼 숙성시켰는지는 알수가 없는데, 외형을 살펴보고 맛을 보니 단단한 정도와 수분 함량이 스틸튼과 비슷해 숙성 기간도 비슷할 거라 예상이 됩니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내기 위해, 그리고 둥글둥글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응유를 국자로 떠서 틀에 담는다고 합니다.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이 블루 치즈로 유명한 크롭웰 비숍 치즈농장에 의뢰해 만든 독점 판매 치즈이기 때문에 정보가 적고 누리터에 치즈 시식기도 거의 없습니다. 영국의 수퍼마켓들은 종종 이렇게 자사만이 판매할 수 있도록 치즈 농장들에게 창작 치즈를 의뢰하기도 합니다. 이런 치즈들은 대개 치즈 포장에 "Exclusive to Waitrose" 등의 문구를 넣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치즈 농장이나 공장에 의뢰해 자기들 수퍼마켓에서만 팔 수 있는 치즈를 창작하도록 하는 겁니다. 재미있는 관행입니다. 호두 식빵에 올려 꿀을 조금 뿌려 먹으면 맛있습니다. 영국인들은 블루 치즈를 먹을 때는 호두를 꼭 곁들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