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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56 ◆ 빌리스 스모키 고트 Billie's Smokey Goat 고트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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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2015. 5. 16.

 

 

 

 

 

 

영국 전통 치즈인 체다를 소젖으로만 만들라는 법은 없지요. 같은 제법을 써서 양젖으로도 염소젖으로도 얼마든지 체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하우다gouda도 염소젖으로 만든 걸 먹어본 적이 있는데, 빛깔도 곱고 아주 맛있었어요. 염소젖 체다는 전에 한번 소개해드린 적 있지요. 같은 제법으로 만들더라도 염소젖으로 만들면 소젖으로 만든 것보다 색이 좀 더 밝고 버터스코치나 밀크캬라멜같은 단맛이 더 많이 납니다.
☞ 염소젖 하우다
☞ 염소젖 체다

 

 

 

 

 

 

 

 


이 치즈는 체다를 염소젖으로 만든 것만으로는 성에 안 차 훈제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치즈 껍질과 속살에 갈색 기운이 도는 겁니다. 체다를 염소젖으로 만든 것도 신기한데 훈제까지 했다니, 안 궁금할 수가 없지요.

 

 

 

 

 

 

 

 

 

훈제 치즈들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갈색 껍질과 갈색 기운이 희미하게 도는 속살을 가집니다. 일단 포장만 끌러도 훈향이 화악 올라와서 꼬마들도 다 구별할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의 '국민 나무'는 소나무죠? 영국인들은 오크oak를 국민 나무로 여깁니다. 영국 펍pub들 중에는 그래서 '오크' 상호를 단 펍이 많아요. 영국의 훈제 치즈들은 대개 오크 조각을 때서 향을 씌웁니다. 이 치즈는 생산량도 많지 않고, 파는 곳도 많지 않고, 누리터에서 정보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 시식기 쓰는데 애를 먹입니다. 저온살균한 염소젖을 쓰고 식물성 효소로 굳혀 약 4개월간 숙성을 시킨 뒤 전문 스모커리에 보내 24시간 참나무 연기를 쏘여 훈향을 입힌다는 사실만 겨우 알아냈습니다. 공장제 대량생산품이 아니라 농가에서 소량 일일이 손으로 만듭니다.

 

 

 

 

 

 

 

 


맛을 봅니다.
어우, 눈물 나게 맛있어요. 입에 그냥 착착 감깁니다. 맵고 쏘는 오크 특유의 훈향과 부드러운 단맛의 대비와 조화가 훌륭합니다. 짭짤한 맛도 물론 있고 희미하면서 기분 좋은 산미도 납니다. 훈향을 잘 씌웠어요. 한 조각 먹고 나니 식욕이 불일듯 입니다. 경성 치즈이긴 하지만 장기 숙성시키지는 않았나 봅니다. 아직 젖산칼슘calcium lactate 결정이 씹히지는 않고 수분이 약간 있어 꼬득꼬득 합니다. 떨이로 나올 때마다 꼭 사다 먹어야겠어요. 저는 <세인즈버리즈Sainsburys> 수퍼마켓 치즈 카운터에서 조각을 잘라 사 왔습니다. 맥주, 싸이더, 무알콜 진저 비어 등과 같이 먹으면 좋겠습니다. 요리에 쓰기에는 좀 아깝습니다. 파이나 크럼블용 체다 소스 만들 때 소량 갈아 넣으면 풍미가 확 살겠으나 구하기 힘든 치즈이니 맨입에 그냥 먹는 게 좋겠습니다. 한 달쯤 전에 먹은 치즈인데 시식기 쓰면서 떠올리니 또 침이 막 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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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모크트 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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