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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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소중한 멸치볶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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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스머프

2017. 5. 15.

 

 



 한국 멸치볶음의 다양성을 찬양하는

"안초비 먹고 산 이야기"의 한 대목과

침 고이게 만드는 덧글.

 

 

 

올 초에 안초비 이야기를 하면서 집집마다 다른 한국의 멸치볶음을 칭송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 나시죠? 단단은 이제 그 다양한 멸치볶음의 나라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에 없는 동안 우리들의 소중한 멸치볶음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한번 보시죠.


 

 

 

 

 


견과류와 꿀을 넣은 시어머니표 멸치볶음.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권여사님표 멸치볶음.

(사진을 미처 찍어 두질 못 해 다 먹고 난 빈 통만.)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권여사님 친구표 멸치볶음.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한일관>의 멸치볶음.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강남 어느 반찬가게 멸치볶음.

 

 

 

 

 

 


견과류와 물엿을 넣은 <풀무원> 멸치볶음.



 

 

 

 


견과류와 올리고당을 넣은 <신세계>

'피코크Peacock' 브랜드 멸치볶음.

 

 

 

 

 

 

 

호두와 감말랭이를 넣은 미슐랑 1-스타 한식당

<비채나>의 멸치볶음.

 

 

 

제가 영국에 가 있는 동안 멸치볶음이 견과류와 액당을 넣은 형태로 통일이 된 듯합니다. 가정집도, 식당도, 반찬가게도, 마트도, 다들 같은 모양의 멸치볶음을 냅니다. 시판 멸치볶음들은 그렇다 쳐도 가정집 레서피가 통일되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견과류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건 저도 잘 압니다. 멸치와도 맛이 잘 어울리는 편이고요. 그러나 쉬이 산패하는 성질 때문에 반찬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적잖죠. 혹 '밑반찬은 간이 세니 좀 묵은 견과류를 써도 티가 덜 나겠지.' 생각하고 신선하지 못한 견과류 처치 차원에서 멸치볶음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산패된 견과류 때문에 밥 먹다 말고 멸치와 견과류뿐 아니라 이미 입 속에 들어 있던 밥까지 다 뱉어야 하는 불상사가 자주 일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반찬으로 견과류 넣은 멸치볶음을 받으면 식사 시작 전 맨입에 견과류만 조심스럽게 먼저 먹어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단단은 꽈리고추 넣고 은은하게 간장향 낸 권여사님의 국물 자작한 멸치볶음을 참 좋아했는데 아쉽습니다. 집집마다 다 달랐던 다양한 멸치볶음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