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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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은 일본 다시 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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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과 세계 음식

2021. 7. 3.

 

 

 

우리 집 벽에는 멋있고 비싼 'pots and pans'가 빼곡이 걸려 있습니다. 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흐뭇하고 배부릅니다. "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해도"에 유의하십시오. 다들 너무 무거워요.;; 꽈당

 

무거운 냄비들만 있어 어떤 땐 부엌일이 힘에 부친다는 푸념을 한 적 있는데, 지인이 이를 마음에 담고 있다가 지난 봄에 이렇게 생긴 냄비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아끼지 말고 막 쓰다 낡으면 거리낌없이 버리라면서요. 햐, 센스 있는 분 같으니. 집에 좋은 냄비만 갖고 있는 사람은 'intergrity' 깨질까 봐 자존심과 자긍심에 불편해도 막냄비를 사지 않으려 들죠. 선물이면 못 이기는 척 받아서 잘 쓸 수 있습니다.  

 

 

 

 

 

 

 

 

 

어찌나 넙적하고 크고 잘생겼던지. 

 

어, 그런데 이거?

저 어릴 때 우리 집에 있던 두툼한 알루미늄 일본 다시 냄비랑 똑같이 생겼는걸요?

 

으음...

알루미늄 냄비 꺼리는 요즘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전통의 이 일본 다시 냄비가 이제는 스테인레스 스틸로도 나오나 봅니다. 누리터를 뒤지니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로 만든 상품들이 많이 보이네요. 가정용이겠죠. 업소에서는 알루미늄을 많이 씁니다. 남아시아계 커리집들 주방을 본 적 있는데, 알루미늄에 상극이라는 토마토 소스를 잔뜩 넣고 금속 조리 스푼으로 눌어붙은 바닥을 벅벅(!) 긁어가며 커리를 만듭니다. 저는 제 몸뚱이 하나로 세대가 끝날 예정이고 이미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았으므로 조리 과정 중의 환경 호르몬이나 중금속 노출에 크게 개의치 않지만 (식품용 비닐과 플라스틱 밀폐용기, 애용합니다.) 자자손손 튼튼한 구성원들로 대를 이어 갈 계획이 있는 분들은 신경 쓰일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인덕션 홉hob 쓰는 집들이 많으니 스테인레스 스틸화는 피할 수 없겠죠. 저도 인덕션 홉을 씁니다. 가스 레인지나 전기·인덕션 홉이나, 조리 시 유해물질 발생에 별 차이가 없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기는 했으나 저는 가스 레인지로 조리할 때는 눈이 매워서 항상 눈물을 줄줄 흘립니다. 전기 홉과 인덕션 홉을 쓸 때는 이 증상을 겪지 않습니다.   

 

 

 

 

 

 

 

 

눈금이 새겨져 있는 걸 보니 다시 냄비 맞나 봅니다. 국물요리 자주 해 드시는 분들께 좋겠습니다.

 

 

 

 

 

 

 

 

 

'자루냄비'군요. 벽걸이용 고리도 있고요. 크기에 비해 굉장히 가벼워서 못 박지 않고 부착식 걸이로도 충분히 무게를 견딜 수 있겠습니다. 

 

 

 

 

 

 

 

 

일차로는 푸짐한 국물요리의 조리에 쓸 것을 염두에 둔 것 같고,

 

 

 

 

 

 

 

 

밑이 평평하고 바닥 지름이 크면서 옆면이 바깥으로 살짝 벌어져 물이 많이 담기니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채소 데칠 때도 아주 유용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이 쓰는 냄비로 등극할 것 같습니다. 선물 주신 분, 감사합니다. 맛있는 음식 많이 해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