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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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바 스트로베리 크림 딸기 홍차 Akbar Strawberry Cream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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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2021. 6. 22.

 

 

 

 

얼마 전에 소개해 드렸던 <포트넘 앤드 메이슨>의 딸기 홍차가 떨어졌습니다. 같은 차를 또 사 오려 했는데 마침 차동무 아리아 님 블로그에 딸기 티타임 글이 올라와서 이번에는 <아크바>의 딸기 홍차를 사서 맛보기로 했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교류가 필요합니다.) 좋아하지만 갖고 있지는 않은 <웨지우드> '와일드 스트로베리' 찻잔에 딸기 홍차를 담아 드셔서 단단은 대리만족하며 행복했습니다. 

 

☞ 아리아 님의 <아크바> 딸기 티타임 (1)

☞ 아리아 님의 <아크바> 딸기 티타임 (2)

웨지우드 직원을 가족으로 둔 영국인 친구 집에서의 티타임

 

 

 

 

 

 

 

 

 

<아크바> 홍차는 처음 사 봅니다. 차 깡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유럽 흉내 낸 어설픈 디자인보다는 촌스럽더라도 자기들 색깔이 뚜렷한 포장이 저는 더 좋은데, 여기 홍차 깡통이 딱 그렇습니다. 중후하면서도 키치하죠. 그런데,

 

이게 그 "알라후 아크바르!" (아랍어: الله أكبر, Allāhu Akbar, 신은 위대하시다)" 할 때의 '아크바'(great, wonderful)입니까? (그러하다.)

 

스리랑카 브랜드라서 싱할라어나 타밀어일 줄 알았는데 아랍어였군요. 무슬림 가문이 세운 브랜드인가 봅니다.

 

 

 

 

 

 

<아크바> 측의 광고 사진입니다. 고급 향홍차 세 종류에 이 깡통을 쓰고 있는데 색상이 잘못 나왔어요. 제가 찍은 사진이 실물 색상에 좀 더 가깝습니다. 이런 우아하고 차분한 금색이 아니라 적나라한 황금색으로 요란하게 번쩍입니다. 

 

값도 꽤 괜찮습니다. 블렌딩 잘한 250g짜리 딸기 홍차가 2만원도 안 합니다. 찻잎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한국에서는 이 정도면 저렴한 축에 듭니다. 멋진 금박 봉투 두 개에 125g씩 나누어 담아 놓았습니다.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보다 또렷한 사진으로 찻잎을 관찰해 보세요.

 

<아크바> '스트로베리 크림' 홍차 성분:

스리랑카산 홍차 96.5%, 장미꽃 1%, 딸기조각 1%, 천연딸기향 0.75%, 천연바닐라향 0.75%. 끝.

 

<포트넘 앤드 메이슨>의 딸기 홍차 성분도 적어 드릴 테니 비교해 보세요.

 

<포트넘 앤드 메이슨> 딸기 홍차 성분:

중국산 홍차, 딸기조각 0.4%, 천연딸기향. 끝. 

 

맛보지 않고도 어떤 차이가 날지 짐작이 가죠? <포트넘..>은 딸기의 향미만 내겠다는 것이고, <아크바>는 '딸기와 크림' 향미를 내겠다는 거지요. 전자는 그래서 '딸기 쮸쮸바' 향이 나고, 후자는 '딸기 쮸쮸바 + 밀키스' 향이 납니다. <아크바>의 장미꽃잎 향은 향수처럼 독하지 않고 은은하므로 홍차 초심자한테도 추천하기 좋겠습니다.

 

 

  

 

 

 

 

 

 

장미꽃잎이 들었으니 불후의 명작 <로얄 알버트> '올드 컨트리 로즈' 찻잔을 꺼냅니다. 형태 좀 보세요. 선이 끝내주죠. 잘록한 허리에 올록올록 엉덩이. 손잡이는 또 얼마나 근사하게요. 장미 그림도 로맨틱하기 이를 데 없고 색감도 깊이 있어요. 이게 영국산 옛날 생산품과 아시아산 요즘 제품이 다릅니다. 둘 다 가지고 있는데, 영국산이 좀 더 정교한 양감에 색감도 더 깊습니다. 금박도 스폰지를 써서 더 공들여 입혔고요.

 

이 찻잔은 입술을 갖다 댈 때 진가가 드러납니다. 입전이 꽃처럼 바깥을 향해 벌어진데다 두께가 매우 얇아 마실 때도 편하고 차맛도 훨씬 잘 느끼게 해 줍니다. 찻잔을 사실 때는 찻잔 형태와 입전 두께를 꼭 고려하십시오.  

 

장미를 주제로 한 낭만적인 찻상

미니 장미는 잘도 자란다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로얄 알버트 올드 컨트리 로즈

 

 

 

 

 

 

 

 

 

생산자는 5-6분 우리라고 지시를 하지만 우리는 시간과 농도는 취향껏 정하면 됩니다. 저는 우유 없이 그냥 즐길 때는 100˚C 물 250ml에 찻잎 2g 넣고 3분을 우리고, 우유 넣어 마실 때는 찻잎 2.5g에 5분을 우립니다. 1,2분으로 짧게 우리면 폴리페놀 같은 몸에 좋은 성분들은 못 얻고 초기에 우러나는 카페인만 섭취하게 된다 하니 너무 짧게 우리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맛과 향이 인공적이거나 과하지 않으면서도 부재료들의 맛과 차맛이 충분히 나게끔 블렌딩을 잘했습니다. 영국풍 블렌딩입니다. 딸기와 크림은 영국 후식과 차음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합입니다. 스리랑카는 더운 나라라서 고산지대에서나 찔끔 딸기를 재배하지 제대로 된 딸기 산지라 할 수 없죠. 우유를 타서 마시면 정말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먹고 난 뒷맛이 납니다. 차만 마셨는데도 차음식과 함께 즐긴 듯한 여운이 남는 맛있는 향홍차입니다. 아리아 님의 추천에 감사합니다. 남의 집 찻자리 엿보고 따라한 것도 추천 받은 걸로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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