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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듬뿍, 우리 집 멸치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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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과 세계 음식

2021. 6. 12.

 

 

 

 

이 블로그에서 멸치(안초비) 이야기는 그동안 여러 번 했었죠. 멸치는 제가 참 좋아하는 식재료라서 한국식 말린 것과 서양식 염장한 것, 둘 다 떨어뜨리지 않고 집에 항상 갖춰 두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건멸치를 네 가지 판으로 해먹는데, 오늘은 그 중 한국식 중멸치볶음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권여사님 조리법과 '방배동 최경숙 선생' 조리법에 제가 손을 조금 보았습니다. 권여사님 것은 사진에 있는 것과 달리 국물이 자작해 질감이 많이 부드럽습니다. 저희 집 것은 멸치는 좀 더 바삭하고 마늘은 캬라멜처럼 찐득거립니다. 

 

단단도 한국인이라서 마늘을 좋아합니다. 생마늘은 많이 못 먹지만 익힌 마늘은 삽으로 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멸치볶음이 바로 저희 집 음식 중 마늘을 가장 많이 쓰는 음식이 되겠습니다. 다쓰베이더가 만듭니다.   

 

 

 

 

 

 

 

 

 

마늘을 자세히 들여다보신 적 있습니까? 겉껍질 제거하고 얇디얇은 마지막 한 겹 남겼을 때의 모습, 관능적이죠. 은은한 은빛 광택에 섬세한 보랏빛 선, 얼마나 세련되고 아름다운데요. 매끄럽기까지 해 쓰기 전에 한참을 쓰다듬으면서 감상합니다. 제가 이것 때문에라도 통마늘을 사서 씁니다.

 

 

 

 

 

 

 

 

 

마트에서 사 온 꽈리고추 한 봉지를 모두 쏟아 놓고 찍어 보았습니다. 제가 사진 찍기 가장 좋아하는 피사체가 바로 식재료인데요, 완성된 요리보다 식재료가 더 멋있을 때가 있습니다. 

 

 

 

마늘듬뿍 꽈리고추 중멸치 볶음

 

준비물

[쓰이는 순서대로]

 

 주방저울

• 계량 스푼 15ml짜리 큰술

• 재료 그릇 세 개 - 마늘, 꽈리고추, 멸치용 각각

• 볶음양념 담을 종지 

평평하면서 지름 큰 지짐판frying pan 

• 볶음 스푼

구멍 뚫린 건지개 스푼

 

 

재료

 

• 올리브유 6큰술

• 내장과 머리를 뗀 중멸치 100g. 배쪽말고 등쪽을 쪼개야 깔끔하게 떨어진다. 칼슘 섭취해야 하니 가시는 남겨 둔다.

• 편마늘 많이 (단단은 두 통bulb이나 씁니다. )

• 꽈리고추 한 봉지(약 150g). 꼭지 떼고 잘 씻어서 키친 타월로 물기를 닦아 둔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기름에 볶을 때 난리 난다. 양념이 잘 배도록 칼 끝으로 여기저기를 꼭꼭 찔러 준다. 길다고 미리 자르면 볶을 때 씨 다 튀어나와서 음식 지저분해진다. 상에 올리기 직전에 가위로 알맞은 길이가 되도록 자르자.

소금 

 

볶음양념

• 샘표 조림·볶음용 맛간장 1과 1/2큰술 [사과와 채소와 당이 든 단맛 많은 간장]

• 샘표 국·찌개용 맛간장 1/2큰술 [해산물 바탕의 우마미 많은 간장]

• 조청 1과 1/2큰술

위 세 재료를 종지에 넣고 잘 섞어 둔다.

 

 통참깨 

 

 

만들기

 

1. 달구지 않은 찬 지짐판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 편 썬 마늘을 바로 넣고 중불과 약불을 오가며 타지 않도록 볶는다. 뜨거운 기름에 편마늘을 넣었다간 삽시간에 탈 수 있으니 찬 기름에 넣어 천천히 익히는 것이 안전하다. 살짝 투명해지면서 노릇한 색이 나야 한다. 구멍 뚫린 건지개 스푼을 써서 기름 최대한 많이 남기고 마늘만 건져 따로 둔다. 

 

2. 마늘을 건져 낸 기름에 꽈리고추를 슬쩍 볶다가 소금간을 한다. 이것도 건져서 따로 둔다.

 

3. 마늘과 꽈리고추를 볶은 기름에 멸치를 넣고 튀기듯이 바삭하게 볶는다. 타지 않게 주의한다. 이것도 건져서 따로 둔다. 

 

4. 마늘과 꽈리고추와 멸치를 볶은 기름에 맛간장과 조청 섞어 놓은 것을 넣고 바글바글 끓인 뒤 꽈리고추 먼저 투입해 버무리고, 그 다음엔 마늘, 마지막에 멸치를 넣고 버무린다. 멸치 먼저 넣으면 가뜩이나 짠 멸치 혼자서 양념장을 흠뻑 다 먹어 버린다. 

 

5.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 뒤 최대한 빨리 식혀서 밀폐용기에 담는다. 꽈리고추에 간이 잘 배이지 않으므로 담을 때 이를 먼저 바닥에 깔고 멸치와 마늘을 그 위에 얹으면 좋다.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 끝.

 

 

만들고 나서 바로 먹으면 꽈리고추에 아직 양념이 충분히 배이지 않아 싱거우나 대신 멸치가 바삭해서 맛있고, 냉장고에 보관해 둔 걸 꺼내 먹으면 재료에 양념이 깊이 배여 맛있으나 멸치는 좀 눅눅해져 있습니다. 다쓰 부처는 그래서 만들자마자 바로 한 끼 먹고 냉장고에 넣습니다.

 

중멸치로 써야 구수하고 맛있습니다. 잔멸치로 쓰면 같은 양의 양념을 썼을 때 훨씬 짜게 느껴지니 양념 양을 줄이셔야 합니다. 맛 차이가 많이 나니 이 조리법에는 가급적 중멸치를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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